“신앙 덕분에 사회에 조금 더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디딤자리에서 일하게 됐고, 이곳에서 진이를 만날 수 있었어요.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고 난 뒤로 함께 여행도 다니고, 아이의 명랑함 덕분에 가정이 더욱 밝아졌어요.”
나경희(엘리사벳·서울대교구 신내동본당) 씨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운영하는 장애영유아 거주시설 ‘디딤자리’에서 만난 최진(다니엘) 군을 입양한 뒤로 가정에 새로운 행복이 찾아왔다고 말한다.
나 씨는 사회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방법을 찾다 남편 권유로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밟았고, 2009년 디딤자리에 입사했다. 이후 2025년 12월 정년퇴임 때까지 장애영유아 130여 명의 ‘엄마’가 돼 주었고, 퇴임 후에도 봉사자로 함께하고 있다.
수많은 장애영유아를 돌보던 나 씨에게 유독 한 아이가 눈에 들어온 것은 2010년. 지적장애와 시각장애를 동시에 지닌 진이였다. 돌이 갓 지나 디딤자리에 입소한 아이는 건강이 좋지 않아 입퇴원을 반복했고, 울음소리조차 작고 힘이 없었다. 나 씨는 걸음마도 늦는 아이를 위해 퇴근 후에도 시설에 남아 걷기 연습을 시켰다. 나 씨는 “어렸을 때 진이는 어딘가 짠해 보여서 계속 눈길이 갔다”고 회고했다.
아이가 세 살 남짓 됐을 무렵 나 씨는 입양을 결심했으나, 중복장애로 인한 양육의 어려움과 경제적 상황 등을 이유로 한 가족의 반대에 무산됐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장기 가정체험으로 아이와 가족 간 정서적 유대를 쌓은 덕분에 점차 가족의 마음도 열렸고, 2017년 3월 새 성(姓)과 함께 가족으로 품을 수 있었다. 나 씨는 “반대에 직면했을 때 하느님께 많이 의지하면서 매일 기도했다”며 “덕분에 가족의 동의도 얻을 수 있었고, 경제적 상황도 기적처럼 나아졌다”고 말했다.
가족의 사랑 덕분에 최 군은 조용하던 어린 시절과 달리 밝은 아이로 자랐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된 그는 학교에서 친구들을 다독이고, 칭찬하며 긍정적인 기운을 확산시키고 있다. 최 군의 꿈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그러나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최 군을 비롯한 장애인들의 꿈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나 씨는 장애인이 사회 속에서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선 장애인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장애 종류에 따른 특성을 먼저 배워야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고, 배려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장애라는 한 가지 요소만이 아닌, 아이들 안에 있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서 바라봐 주세요.”
끝으로 디딤자리 아이들을 향한 관심과 사랑도 요청했다. 나 씨는 “도움이 필요한 장애영유아들이 디딤자리에서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많은 온정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후원계좌 국민 487101-01-246065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디딤자리
※ 문의 02-987-6009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디딤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