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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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느님께서 계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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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찬양 사도 후배가 제주도에 왔다. 부활을 맞이하여 제주교구 본당의 초대를 받아 공연차 미리 내려왔는데, 이를 어쩌나! 날씨 관계로 배가 뜨지 않아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말엔 항공료가 비싸 평일에 내려왔는데, 교통비만 날리게 됐다. 성당은 공연을 취소하는 게 크게 상관없겠지만, 찬양 사도들은 경제적, 시간적으로 손해가 크다.


그날 저녁, 위로해 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한잔하면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로 회포를 풀다 나름 억울했던(?) 지난날들을 떠올리게 됐다. 신인 때 일이다. 작은 시골 본당에서 나를 초대해 주셨다. 행사 예산이 적으니 식사비 정도만 줄 수 있다고 하셨지만 승낙하고 무사히 행사를 마무리했다. 


행사가 끝나고 저녁이나 먹고 올라가라 하셔서 뒤풀이에 함께 하게 되었는데, 뒤풀이로 소고기 파티가 열렸다. 행사 예산은 적다고 했는데 식사비가 행사 비용보다 더 나올 만큼 성대하게(?) 음식을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식사비 일부를 출연료로 주시면 좋았겠다’는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올라온 적이 있었다.


수녀원에서 연락이 왔다. 행사가 있는데 출연할 수 있겠냐고. 그런데 수녀원과 일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구 사항이 참 많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행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수녀원 행사는 늘 난감했다. 


한사람 정도의 출연료로 두세 사람이 함께 출연하기를 원하시거나, 음향 설비를 대여하려면 더 큰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올해 예산이 책정된 것 이외는 사용할 수 없으니, 올해는 이대로 해주시고 내년에는 더 올려서 진행하겠다”고 하신다. 이런 사정을 함께 섭외된 찬양 사도에게 설명하고, 다 같이 기쁘게 행사에 임했다. 마무리하면서 내년에 뵙자고 하시는 수녀님들의 모습이 참 선하시다. 


그런데 1년 뒤 같은 수녀회에서 행사 의뢰로 전화가 온다. “작년과 같은 금액으로 부탁드린다”며 “담당자가 바뀌어서 작년 금액으로 인수인계를 받았으니 그대로 해달라”고 하신다. 참 난감했다.


누구나 힘든 시기였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더욱 그랬다. 행사는커녕 미사도 취소되는 상황 속에 찬양 사도들은 직업이 하나 추가되었다. 무직.


당시 본당에서 노래를 부르며 활동했지만 유급은 아니었고, 피정이나 행사가 있어야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상황이었기에 ‘풀타임’으로 활동하는 찬양 사도들은 하루하루가 인내의 시간이었다. 물론 당시 몇몇 공동체 신부님께서 개인적으로 후원과 위로를 해주시기도 해 큰 힘이 됐다.


“한 달이면 되겠지? 석 달이면 되겠지?” 했던 시간 속에서 개인적으로 간절히 기도했던 내용이 있었다. 동료 찬양 사도들이 혹시라도 경제적인 어려움에 극단적인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동료들에게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만나서 밥 한 끼라도 먹으려고 노력했는데, 다행히 다른 찬양 사도들도 서로 같은 마음으로 걱정해 주고 있었다. 본인도 여유가 없는 가운데에서도 가진 것을 나누고, 함께 이겨내려 노력한 모습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에 남는다.


찬양 사도의 삶이 늘 부족하고 손해를 보는 듯 보이지만, 사도의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는 모습 속에서 주님의 향기가 난다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떼제성가 <사랑의 나눔>을 부르고 싶다.



글 _ 박우곤 알렉시우스(가톨릭청년머뭄터 혼숨지기, 안드레아여행사 성지순례 프로그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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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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