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더운 여름밤에 불을 끄고, 창문을 열고 있으면 반딧불이가 방안으로 날아들곤 하였습니다. 산골이 아니었음에도 마당에 나오면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교적 한적했던 마을은 사라지고 넓어진 도로를 달리는 무수한 차와 건물의 밝은 빛 때문에 반딧불이도, 별도 볼 수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도시를 벗어나면 여전히 하늘을 수놓은 예쁜 별을 볼 수 있습니다. 개체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지만, 산골에 가면 반딧불이를 볼 수 있기도 합니다. 그 언제보다도 풍요로워진 세상이지만 우리는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하느님을 잊고 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성체를 모신 성당에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실제로는 일상을 조금만 벗어나 무수한 생명을 들여다볼 여유만 가진다면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예쁜 꽃을 피우고,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푸른 잎으로 가득한 숲에 들어가면 하느님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하천의 청량한 물소리와 그 속에 자리 잡은 수초와 돌에 낀 이끼, 헤엄치는 물고기와 많은 생명을 찬찬히 들여다보기만 해도 그 속에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성스러운 경전은 두 권의 책으로 묶여 있는데, 하나는 창조 세계라는 책이고, 다른 하나는 성경이라는 책이다”라는 말씀으로 우리가 자연 속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음을 알려주셨습니다. 주말에라도 시간을 내어 동네 뒷산이나 공원을 거닐어 보십시오. 내가 딛는 발길을 통해 하느님께서 땅과 생명을 축복하신다는 믿음을 갖고 걸어보십시오. 창조주 하느님이 허락하신 수많은 생명을 품은 대지와 청량한 공기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를 축복하신다는 것을 체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천천히 숲속의 생명을 의식하며 걷다가 마음이 끌리는 나무나 돌 혹은 그 어떤 것을 발견한다면 잠시 멈추고 그 생명과 사물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을 건네오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느껴 보십시오. 숲속에서 우리를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번잡한 일상에서 들을 수 없었던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전하기 위한 여정 속에서도 홀로 자연 속에 머무는 시간을 자주 가지셨습니다. 생태환경위원회는 예수님과 성인들의 삶의 모범에 따라 자연 속에서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만나고, 주님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관상의 삶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기 위해 ‘생태영성피정’을 진행합니다.
생태영성피정은 자연 속에서 피조물들을 통해 우리를 구원의 길로 초대하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매월 첫 번째 토요일에 수리산성지 고택성당에서 진행되는 ‘생태영성월피정’과 1년에 한 번 진행되는 ‘1박2일 생태영성피정’을 통해 자연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법을 체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소중한 것을 찾으며, 생태 사도로서 우리를 초대하시는 하느님을 만나실 겁니다.

글 _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