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누리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했던 7년은 발달장애인 아이들과 아무 계산 없이 숨김없이 서로 의지하며 사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주임 한영기 바오로 신부) 장애아 주일학교인 ‘우리누리 주일학교’ 교감 강주열(미카엘) 씨는 발달장애인 학생들과 함께한 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2018년 늦깎이로 세례받은 강 씨는 본당에서의 첫 봉사로 장애아 주일학교 교사를 택했다.
“세례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참례한 미사에서 발달장애 아이들을 보게 됐어요. 미사 중 소리를 내거나 돌발행동을 하는 아이들을 처음에는 무섭게 느끼기도 했죠. 그런데 곧 아이들 곁에 있는 부모님들이 보였어요. 편한 마음으로 미사를 드리기 어려운 부모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돼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주일학교 교사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본당이 2003년부터 운영하는 우리누리 주일학교에는 초등학생부터 30대까지, 다양한 발달장애 유형을 지닌 학생 23명이 함께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은 장애아 주일학교 지구 미사를, 나머지 두 번은 청장년 미사 때 맨 앞자리에서 함께 참례한다. 지구 미사에서는 발달장애 학생들이 전례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이는 교사와 봉사자들이 동행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강 씨는 발달장애아 대상 주일학교는 일반 주일학교와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아 주일학교는 다양한 장애 유형을 품은 아이들이 함께하기 때문에 일반 주일학교처럼 운영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문적인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보다 신앙의 여정을 함께 걷는 친구의 마음으로 동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년 넘게 이어져 온 본당의 발달장애아와 함께하는 미사는, 그에게 “예수님께서 함께하시는 시간”이다.
“예전 우리누리 주일학교 담당 신부님께서 ‘만약 예수님께서 우리 성당에 오신다면 가장 먼저 찾으실 미사가 우리누리 주일학교 학생들이 함께하는 미사일 것’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신앙생활에서 소외되기 쉬운 장애 아이들과 신자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이 미사는 참 값지고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교사로서의 사명감도 더 커졌죠. 신자분들도 장애아들과 함께하는 일에 자연스러움을 느끼고, 장애를 이해하는 계기도 찾게 됐습니다.”
발달장애 학생들과 친구가 된 시간은 강 씨 삶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오히려 제가 배우고 얻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누구에게나 부족한 점은 있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주며 함께 걷는 여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서로 의지하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한 것이 제 삶에도 큰 힘이 됐습니다.”
강 씨는 우리누리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함께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하느님의 자녀이자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