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생태 사도들이 인간의 탐욕으로 자연환경이 파괴된 현장을 찾아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수호해야 할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되새겼다.
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4월 18일 전북 군산시 옥서면 옥봉리 인근에 있는 새만금 수라갯벌에서 생태탐방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분단된 한반도 생태계를 체험하고자 경기도 파주 DMZ 인근 생태를 탐방했던 생태환경위원회는 올해 수라갯벌을 생태탐방지로 택했다. 경제개발을 위해 해수 유통이 제한되면서 생물들이 살기 어려워진 갯벌을 찾아 함께 기도하고 갯벌을 살리는 데 힘을 모으기 위해서다.
수라갯벌이 죽음의 땅으로 변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무렵이다. 2007년 12월 27일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전북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에 걸쳐 33.9km에 달하는 새만금 방조제가 건설됐다.
1991년 착공 당시에는 수자원 확보와 침수 피해 방지가 목적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 재생 에너지 단지, 스마트 수변 도시 등 각종 경제개발 계획이 가속화되면서 새만금호의 해수 유통이 제한됐다. 물길이 끊기자, 해수와 담수가 층을 이뤄 산소가 이동할 수 없는 염분 성층화 현상이 발생했고, 갯벌을 터전으로 삼았던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거나 어패류가 집단으로 폐사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생태환경위원장 양기석(스테파노) 신부는 “하느님의 숨결이 머무는 새만금의 마지막 남은 갯벌인 수라갯벌을 탐방하면서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생태계의 가치를 확인하고자 했다”며 “모든 피조물 안에서 하느님을 찾고 경외심으로 세상을 보살피는 것이 곧 구원의 여정이라는 것을 갯벌을 탐방하면서 마음속에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탐방에 참여한 38명의 신자들은 군산평화박물관 소속 활동가 딸기 씨에게 새만금 역사와 갯벌의 가치, 새만금 신공항 건설 전면 백지화의 필요성, 간척 사업 이후 새만금을 찾는 도요새 감소 현황 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이후 장화를 신고 갯벌로 들어가 그곳에 살아 숨 쉬는 생물들을 관찰하며 창조질서 보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수연(체칠리아·제1대리구 조암본당) 씨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에도 불구하고 갯벌에 새들이 날아다니고 여러 생물이 살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 그들의 서식지를 보호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연이 원래 주인이었던 곳을 파괴해 공항을 건설한다고 해서 인간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002년 이후 20여 년 만에 다시 수라갯벌을 찾았다는 서인순(베로니카·제1대리구 동천동본당) 씨는 “모래가 혼합된 수라갯벌은 원래 펄 갯벌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이었는데 썩은 냄새와 함께 까맣게 변하고 다양했던 생물들이 사라진 것을 이번 탐방을 통해 눈으로 확인하면서 참담했다”며 “매립된 갯벌이 복원되고, 새만금 신공항 건설도 중지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과 인간이 공존하면서 지속 가능하게 잘 살 수 있기를, 하느님의 창조질서가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