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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그린 김세중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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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사제서품 177주년 기념일을 맞아 한 화가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최양업 신부님의 초상화를 봉헌하게 된 것은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주의 회화 작가인 김세중(빈첸시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는 4월 15일 원주교구 배론성지에서 열린 가경자 최양업 신부 ‘공식 표준 초상화’ 봉헌식에서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 등과 함께 떨리는 표정으로 초상화 제막에 함께했다.


김 교수는 원주교구로부터 초상화 제작을 의뢰받고 약 6개월 동안 작업한 끝에 이날 많은 성직자와 신자들 앞에서 그림을 봉헌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붓을 들기 전 교회사 자료를 확인한 것은 물론 19세기 복식사(服飾史)를 먼저 연구했다. 165년 전 선종한 최양업 신부의 생전 모습을 역사적 사실에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그려내기 위해서였다.


“처음 작업을 맡게 됐을 때, 늘 그랬던 것처럼 역사 속 위인의 초상화를 최선을 다해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저는 신자이지만 신부님을 두 번째 한국인 사제라는, 그 순서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분의 삶은 두 번째라는 순서로만 기억되기에는 너무도 치열했고 너무도 위대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김 교수는 최 신부의 서한을 읽으며 크게 감동했고, 기도 속에서 작업에 매진할 수 있었다.


“신부님의 편지를 읽는 동안 제 안에서 알 수 없는 미세한 떨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치고 병든 몸으로도 양 떼를 두고 떠날 수 없다’고 하셨던 그 구절을 대하며 한참 동안 작업을 멈췄습니다. 어느 날은 붓을 들고 캔버스 앞에 서 있다가 결국 아무것도 그리지 못한 채 붓을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김 교수의 고민은 깊어졌다. 과연 신부님의 눈빛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 그 삶을 감히 표현할 수 있을지 묻고 또 물었다. 그리고 다시 붓을 들었다.


“그림을 다시 시작하기 전 먼저 성호를 긋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이 그림이 단순한 초상이 아니라 길 위의 목자를 드러내는, 살아 있는 증언이 되게 해 달라고 청했습니다. 신부님의 눈빛 하나를 그리기 위해 수없이 덧칠하고 또 지웠습니다. 박해 속에서도 양들을 바라보는 목자의 눈빛 하나를 담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김 교수는 공식 표준 초상화 작업은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다시 지우고 새롭게 그려 나가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제 붓끝에서 완성된 것은 그림만이 아닌 제 마음의 작은 회심이었습니다. 이 그림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신부님께서 살아 내신 신앙의 흔적과 향기가 스며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초상화를 보는 신자들이 땀의 순교자이신 신부님의 삶을 떠올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신앙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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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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