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영혼이 등장하곤 하는데요. 보통 ‘영혼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종종 영혼을 보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곤 합니다. 교회에서도 인간에게 영혼이 있다고 가르치는데요. 그렇다면 이 영혼, 영화에서처럼 보는 것도 가능할까요?
교회가 가르치는 영혼은 영화에 나오는 영혼과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먼저 비슷한 점을 보자면 육체가 죽어도 영혼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경은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창세 2,7)고 인간 창조의 장면을 전합니다. 인간의 육체가 하느님이 불어넣어 주신 영혼을 통해 생명력을 얻게 되는 모습입니다. 교회는 “각 사람의 영혼이 부모들이 ‘만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직접 창조하셨고 불멸한다”고 가르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66항, 이하 교리서)
이렇듯 영혼은 “인간의 영적 근원”(교리서 363항)을 가리킵니다. 영혼이 육체에 생명을 깃들게 하고, 육체는 썩어 없어지지만 영혼은 불멸한다면, 인간이란 사실 ‘영혼’만 중요하고 육체는 껍데기에 불과한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교회는 “육체와 영혼으로 단일체를 이루는 인간은 그 육체적 조건을 통해 물질세계의 요소들을 자기 자신 안에 모으고 있다”고 육체의 중요성을 말합니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목헌장」 14항)
육체가 살아있는 것은 영혼이 있기 때문이지만, 동시에 육체가 없는 영혼도 온전하게 인간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교회는 육체와 분리된 영혼, 곧 죽은 사람은 “죽자마자” 개별 심판으로 연옥이나 천국이나 지옥에 이른다고 설명합니다.(교리서 1022항 참조) 그리고 “죽음으로 사람의 육신은 썩게 되지만 그의 영혼은 하느님을 만나, 영광스럽게 된 그 육신과 다시 결합되기를 기다린다”고 말합니다.(교리서 997항) 죽은 이의 영혼은 다시 육체와 결합해 완전한 모습으로 부활하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날을 기다리게 됩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은 곧바로 연옥·천국·지옥에 이른다고 하니, 영화와는 달리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볼 수 없습니다. 또 살아있는 사람의 영혼이라면 육체와 단일체를 이루고 있을 테니 영혼만 따로 보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인간은 육화된 영, 즉 육체를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영혼이요, 불멸의 영을 부여받은 육체이기에 통일된 전체로서 사랑할 소명을 받았다”고 했습니다.(교황 권고 「가정 공동체」 11항) 영혼과 육체가 아주 긴밀할 뿐 아니라 영혼은 육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영혼을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겉모습, 일부분만이 아니라 그 겉모습을 통해 드러나는 영혼 전체를 바라보려 노력한다면, 그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영혼을 보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