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시작은 이렇게
Palestine, 2008.
나무가 잘려나가고 좋은 땅을 빼앗겨도
팔레스타인 농부들은 황무지를 일구며
다시 어린 올리브나무를 심어나간다.
척박한 땅에서 올리브나무 하나 키우기란
아이를 기르듯 공력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모래바람과 짐승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한 그루 한 그루 낡은 드럼통으로 감싸고
그 위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상징하는
초록, 하양, 빨강색을 기원하듯 칠해두었다.
이 작고 여린 나무들 중에 끝내 살아남아
다시 천 년을 이어갈 올리브나무가 있으리니.
그토록 길고 큰 ‘사랑의 나무’의 시작은
얼마나 미약하고 눈물겨운지.
- 박노해 사진 에세이 「올리브나무 아래」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