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폐지소위원회가 주최한 사형제도 폐지 기원 음악회가 5월 7일 열렸다. 본지가 후원한 이번 음악회는 우리 사회가 인간 생명의 존엄을 다시 성찰하도록 이끈 뜻깊은 자리였다. 음악이라는 보편적 언어를 통해 사형제도를 둘러싼 두려움과 분노의 시선을 넘어, 인간은 어떤 경우에도 존엄을 잃지 않는 존재라는 진실을 나누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흉악 범죄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은 결코 가볍게 말할 수 없다. 사회는 그 아픔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며, 범죄에 대한 엄정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하지만 국가가 또 다른 죽음으로 응답하는 것이 참된 정의일 수는 없다. 교회는 「가톨릭 교회 교리서」 2267항을 통해 사형은 “인간 불가침성과 존엄에 대한 공격”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고 가르친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포기하지 않는 복음의 시선이 여기에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30년 가까이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다. 그러나 법률상 사형제도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집행의 유예가 아니라 제도적 결단이다. 수형자의 회개와 교화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피해자 보호와 사회 안전, 범죄 예방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형벌 제도를 바꾸어 가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생명이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믿음으로 사형제도 폐지에 더욱 분명히 힘을 모아야 한다. 분노가 정의를 대신하지 못하게 하고, 두려움이 생명의 가치를 가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사형제도 폐지는 범죄를 용납하자는 주장이 아니다. 인간 존엄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사회의 약속이다. 본지는 사형제도 폐지를 위해 독자들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