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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20) 전쟁 포화 속 기후·생명의 희망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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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타오르는 전쟁의 불길은 우리 식탁과 지구 환경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 폭등은 전 세계 물가 상승을 부추겼고, 천연가스 기반 비료 생산이 중단되면서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저소득 국가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했다.


기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압도적이다. 전쟁 발발 후 단 2주간의 폭격만으로 아이슬란드가 1년 내내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 온실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더 우려되는 점은 종전 후 도시를 재건하는 과정이다. 이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지난 2주간 배출량의 무려 14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이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핵심 원인임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그러나 19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 체제에서는 미국의 반대로 군사 부문 배출량이 산정되지 않았고, 최근에야 국가별 재량에 따라 포함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의무 사항은 아니다. 이제 우리는 군사 부문 배출량을 국가 인벤토리에 반드시 포함하도록 각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독성 물질에 의한 오염이다. 최근 테헤란의 석유 저장 시설이 폭격당하자, 시민들은 하늘에서 석유가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는 물과 토양을 오염시켜 장기적으로 이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거대한 재앙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고통 속에서 죽어가고 신음하는 이란 시민들을 돕기 위해 필자가 속한 단체와 가톨릭기후행동, 불교기후행동 등 종교단체들이 힘을 모아 이란 영화 특별 상영회를 열었다. 우리는 이 자리에 영화를 제작한 재한 이란인 코메일 소헤일 감독과 그의 배우자인 김주영 감독을 초대해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말미에는 미군 폭격으로 숨진 호르무즈 해협 인근 초등학생 120명의 넋을 기리고, 남은 이들을 돕기 위한 지원 요청이 있었다. 상영회 직후 현장 모금이 진행되었고, 온라인 계좌를 통해서도 적지 않은 성금이 답지했다. 이란 현지 학교에서 한국 지원 단체의 로고를 물품에 넣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기후 위기와 전쟁은 너무나 거대해 보이기 때문에, 우리 시민들은 종종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처음에는 뉴스 속 피해 소식에 놀라다가도, 반복되는 보도에 마음이 무뎌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처지를 이해하고 내가 느끼는 두려움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위기에 맞설 희망을 발견한다.


이런 점에서 자신들에게 관심을 두고 지원하는 한국 시민들이 있다는 소식은, 전쟁을 견뎌내는 이란 시민들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줄 것이다. 전쟁을 멈추고 지구를 살리는 평화의 연대는 바로 이러한 따뜻한 공감과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레오 14세 교황께서 강조하신 창조물 돌봄과 평화의 디딤돌이기도 하다.



글 _ 민정희(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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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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