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은 프란치스코 교황 서거 1주년이었다. 로마에서는 추모 영상이 발표되었고, 레오 14세 교황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신을 이어가자고 말하였다. 국내에서는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가 우리신학연구소, 가톨릭평론 등과 공동으로 1주기 추모 심포지엄을 열었다. 주제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유산: 프란치스코 이후, 우리는 무엇을 이어갈 것인가?’였다. 사제, 평신도, 수도자 발제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반적인 업적과 문헌을 통해 ‘친교, 만남, 식별’이라는 요점으로 교황의 유산을 성찰하였다.
발제의 내용들이 모두 풍성한 의미가 있기도 했거니와 어디서라도 1주기를 기념해 준 것 자체가 고마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와 세상에 미친 영향력을 보아도 그랬고, 나의 개별적인 사정에서도 그랬다. 회칙 「찬미받으소서」 관련 논문을 발표한 연유로 삶의 관점에 많은 변화를 얻게 되어 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적잖은 빚을 지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는 책이 논어라고 하지만 나의 경우는 「찬미받으소서」가 그렇다.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을 경고하는 기후 시계는 겨우 3년 남짓 남았음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 우리 시대를 정의할 수 있는 이름이 많겠지만, 기후위기를 맞은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만큼 시급한 일이 또 있을까? 그래서 이에 대한 교회 문헌 중 가장 무게감 있게 반포된 「찬미받으소서」는 세상과 교회를 동시에 흔들어 깨운 프란치스코 교황의 으뜸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칙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역대 교황 문헌 중 대중에게 가장 널리 읽히는 문헌이기도 하다. 심지어 2021년 7월 15일 KBS에서 교파를 넘어 사회 내 다양한 사람들이 「찬미받으소서」를 읽어가는 ‘지구의 경고: 100인 리딩쇼 - 지구, 우리 모두의 집’을 방영한 바가 있을 정도다.
「찬미받으소서」는 2013년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약 2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탄생시킨 두 번째 회칙이다. 첫 회칙은 「신앙의 빛(Lumen Fidei)」이나, 이는 전임 베네딕도 16세 교황이 대부분 작업한 것이라 「찬미받으소서」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실질적인 첫 회칙인 셈이다. 그의 사목적 우선성이 느껴진다.
5월 24일이면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된 지 11주년이 된다. 동시에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도 5년 차 중반에 접어든다. 이는 2021년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 대한 응답으로, 폐막 다음 날인 11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이로써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교회의 몫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지금까지 신앙생활에서 교회가 7년간의 프로젝트를 제시한 건 없지 않은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7가지 실행 목표는 회칙의 내용을 압축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1. 지구의 울부짖음에 응답하기(탄소중립, 생물다양성 증진, 깨끗한 물 이용 보장, 지속가능한 농업 촉진 등을 할 수 있는 실천들) 2.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에 응답하기 3. 생태적 경제를 추구하기 4. 지속가능한 생활하기 5. 생태교육을 지속하기 6. 생태영성을 심화하기(하느님과 인간과 창조세계와의 관계 회복) 7. 피조물 보호를 위해 공동체적으로 참여하기.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을 이어가는 방법으로 이를 잘 실행하는 것만큼 적절한 것도 없을 것이다. 이를 통해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던 세상을 회복하기 위하여 노래하며 걸어가도록 하자.(「찬미받으소서」 53항, 244항 참조)
글 _ 문점숙 마리루치아 수녀(노틀담 수녀회,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