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양을 품에 안고
Jordan, 2008.
낙오된 어린 양을 찾아 안고 오던 소년은
막막한 지평과 가이없는 하늘 사이,
올리브나무 아래 잠시 걸음을 멈춘다.
영원에서 비춰오는 듯한 검푸른 빛에 감싸여
작은 내 안에 깃든 신성을 느끼며 침잠하는 시간.
저 올리브나무는 하늘과 땅을, 한 생과 영원을
이어주는 비밀스런 빛의 통로인 것만 같다.
우리 인생에는 누구에게나 불현듯 그 ‘빛의 통로’가 열린다.
그 빛을 따라 걸을 때 진정한 나에게 이르는 길이 밝아온다.
이런 시대에, 우리가 정말로 세상에 기여하는 길은
다른 무엇도 아닌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며
더 사랑하고 내어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올리브나무에 기대어 숨을 고르던 소년이
다시 양을 안고 천천히 별이 뜨는 길을 걸어간다.
- 박노해 사진 에세이 「올리브나무 아래」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