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 절반 가까이가 교회 안에서 선거 등 정치 이야기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교회가 인간 존엄과 공동선 등의 기준을 제시하는 일은 필요하다는 인식은 뚜렷했다.
가톨릭신문과 서울대교구 굿뉴스팀은 5월 6일부터 20일까지 가톨릭 POLL 5월 설문 ‘성당에서 정치 이야기! 어떻게 생각하세요?’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1036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성당이나 신앙공동체 안에서 선거·정치 이야기를 접할 때 ‘매우 불편하다’(26.8), ‘다소 불편하다’(21.6)는 응답자가 48.4에 달했다. 또 39.4가 ‘필요하지만 조심스럽다’고 여겼다. 반면 ‘자연스럽게 느낀다’는 12.0에 그쳤다.
정치 이야기가 불편한 이유는 ‘갈등이 생길 수 있어서’(547명)가 가장 많았다. 이어 ‘교회의 가르침과 개인의 정치 의견이 뒤섞일 수 있어서’(414명), ‘특정 정당·후보 지지나 반대로 이어질 수 있어서’(383명), ‘신앙보다 정치 성향이 앞설 수 있어서’(374명), ‘교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처럼 느껴져서’(337명) 순이었다.
정치적 의견이 다른 신자와 대화할 때도 갈등 회피 경향이 나타났다. 대화 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태도로는 ‘갈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정치 이야기를 피하는 태도’(301명)를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서로의 양심적 판단을 존중하는 태도’(232명), ‘특정 정당·후보보다 가치와 정책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태도’(203명)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정치 이야기가 불편하다고 해서, 신자들이 신앙과 정치를 별개의 영역으로 보는 것은 아니었다. 정치와 신앙의 관계를 묻자 ‘교회는 정치나 정책에 있어 인간 존엄과 공동선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가 전체 참여자의 64.7(670명)로 가장 많았다. ‘생명·인권·평화·정의 등 사회 현안도 신앙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를 꼽은 응답자도 570명에 달했다.
실제 투표 판단에서도 신앙적 가치나 교회의 가르침을 고려하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 투표 때 이를 판단 기준에 반영하는지를 묻자 ‘어느 정도 반영한다’가 30.1, ‘적극적으로 반영한다’가 25.8를 차지했다. 여기에 ‘반영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24.3)까지 더하면, 10명 중 8명은 투표에서 신앙적 가치나 교회의 가르침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보자나 공약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가치로는 ‘공동선과 사회 정의’가 66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후보자의 도덕성과 책임성’(489명),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배려’(468명), ‘민주주의와 인권’(336명), ‘생명의 존엄성’(298명) 순이었다.
선거 시기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생명·평화·정의·공동선 등 주요 가치에 대한 설명’을 바라는 이들이 585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 정당·후보 지지가 아닌 사회교리 원칙 안내’는 435명, ‘가짜뉴스와 혐오 표현을 경계하도록 돕는 안내’는 291명이었다. 반면 ‘교회는 선거 관련 내용을 다루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도 317명으로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