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서는 히브리어, 아람어, 그리스어 본문까지 모두 세 가지 언어로 쓰였습니다. 오늘 우리가 보는 다니엘서 1장부터 14장까지 전체가 다 쓰여서 최종 편집된 시기는 기원전 164년쯤으로 볼 수 있습니다.
셀레우코스 왕국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Antiochos IV Epiphanes)의 그리스화 정책 아래 억압당하며 죽어가는 이들이 속출할 무렵 부활 희망이 분명하게 등장합니다. 사실 구약성경 전체에서 우리 개인의 부활에 대한 약속이 명시적으로 나오는 구절은 다니엘서가 처음입니다. “또 땅 먼지 속에 잠든 사람들 가운데에서 많은 이가 깨어나 어떤 이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어떤 이들은 수치를, 영원한 치욕을 받으리라.”(다니 12,2)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의 유다교 말살 정책의 흔적이 곳곳에 나타납니다. “그때에 사람들이 몰려와서, 다니엘이 그의 하느님께 기도와 간청을 올리는 것을 발견하였다.”(다니 6,12) 그 즉시 다니엘은 임금에게 고발당해 사자 굴에 던져집니다. 그러나 다니엘은 아무런 해도 입지 않고 오히려 그를 악의로 고발한 이들이 사자 굴에 던져져 죽게 됩니다.(다니 6,15-29 참조)
그즈음 바빌론 어느 곳에 수산나라는 미모의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다니 13,1-64 참조) “수산나는 매우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이었다. 수산나의 부모는 의로운 이들로서 그 딸을 모세의 율법에 따라 교육시켰다.”(다니 13,2-3)
그 무렵 유다 원로 둘이 부정한 마음을 품고서 수산나와 정을 통할 기회를 엿보다가, 수산나가 혼자 정원에서 목욕할 때를 알아채고, 다가가 불륜을 저지르려 합니다. 수산나가 거절하자, 원로들은 큰 소리를 지르면서 수산나가 어떤 젊은이와 정을 통하려 했다고 오히려 수산나에게 자기들의 죄를 뒤집어씌웁니다.
꼼짝없이 죽임을 당하게 된 수산나는 억울함을 주님께 호소하며 기도를 드립니다. “아, 영원하신 하느님! … 이자들이 저에 관하여 거짓된 증언을 하였음도 알고 계십니다. 이자들이 저를 해치려고 악의로 꾸며낸 것들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저는 이제 죽게 되었습니다.”(다니 13,42-43)
주님께서는 수산나의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사람들이 수산나를 처형하려고 끌고 갈 때, 하느님께서는 다니엘이라고 하는 아주 젊은 사람 안에 있는 거룩한 영을 깨우셨다.”(다니 13,45) 혜성처럼 등장한 다니엘, 성령의 인도를 받은 다니엘은 사형 집행을 멈추라고 소리 지릅니다. “신문을 해 보지도 않고, 사실을 알아보지도 않고, 어찌 이스라엘의 딸에게 유죄 판결을 내릴 수가 있습니까?”(다니 13,48)
다니엘은 타락한 두 원로 재판관을 갈라놓고서 ‘어떤 나무 아래에서 수산나가 관계하는 것을 보았는지’ 따로따로 묻습니다. 한 원로는 ‘유향나무 아래’라고 대답하고, 다른 원로는 ‘떡갈나무 아래’라고 다른 대답을 하는 바람에 그들의 거짓이 들통납니다. 그 결과 수산나는 무죄로 풀려나고, 두 원로는 유죄 판결을 받아 처형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깨어 있으면서 의롭게 살 때, 우리 안에 계시는 주님과 그분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를 통하여 우리 주변을 정화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글 _ 신교선 가브리엘 신부(인천교구 원로사목·성사전담, 성서주석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