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이스라엘에서 요르단으로 넘어가는 시간, 프란치스코 수도회 박재한 루카 신부님을 통해 정말 우연히 ‘한사랑 가족 공동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서울 중림동 쪽방촌에 자리 잡아,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밥상과 쉴 곳을 내어주며 자립을 돕는 소중한 사랑방입니다. 가난한 이웃과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심어주신 하느님께서 ‘한사랑 가족 공동체’로 이끌어 주신 시간이 어느덧 12년째 접어듭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봉사한다는 마음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공동체의 식구들과 더불어 보낸 시간을 통해서 천국을 향한 여정에서 만난 벗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만남 자체가 참으로 편안해졌습니다. 함께 먹고 이야기하며 하느님을 찬양하는 시간…. 한 달에 한 번뿐이지만, 매월 두 번째 주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날입니다.
아침 일찍 잔칫집 분위기라도 내려고 전이나 튀김을 하는 저희의 마음을 아시는지, 공동체 식구들과 수사님 그리고 간혹 신부님께서도 “냄새 좋아요”라며 맛을 보시곤 합니다. 솜씨가 부족해 아주 맛있게 끓이지는 못하는 국수지만, 요리하는 저희의 정성을 보아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드셔 주시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좁은 방에서 거룩한 미사를 드릴 때면, ‘예수님께서 마리아의 집에서 제자들과 함께하실 때도 이렇게 하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동체에서 미사를 집전하시는 사제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함께해 주시는 수사님들의 모습에서도 하느님께 봉헌된 삶, 즉 그리스도께 바치는 향기가 느껴집니다. 독서와 미사 해설을 맡아 주시는 형제들의 모습은 신심으로 가득하며, 가난한 삶 속에서도 봉헌의 바구니는 정성으로 넘쳐납니다.
가끔 윤 프란치스코 신부님과 다과를 같이할 때 문득 궁금해집니다. 각자 태어난 곳도 다르고 살아왔던 환경도 다른 공동체 구성원들을 신부님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이토록 끈끈한 한 식구로 만드셨을까요? 그간 얼마나 많은 기도와 희생으로 노력해 오셨을지 생각하면 저희 또한 본받고자 다짐하게 됩니다.
아울러 그 귀한 시간 속에서 영적 상담과 지도를 받을 수 있어 참으로 행복합니다. 윤석찬 프란치스코 신부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고 바오로 신부님, 백 에드몬드 신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희를 격의 없이 따뜻하게 받아주시는 한사랑 가족 공동체 실장님과 식구들께도 인사를 전합니다.
백 프란치스코 님과 마리아 님 내외분이 전례와 반주를 통해 하느님께 거룩한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봉사해 주시는 것, 한사랑 공동체 식구들을 위해 김치와 찬거리를 만들어 보내주시는 후원자님들, 정성스레 맛깔나는 떡을 만들어오시는 형제님, 단주 모임을 주관해 주시는 분들, 그리고 저희와 함께 식사 준비를 해 주시는 경기도 용인 지역 군종회원회 회원분들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지면을 통해 전합니다.
“주님, 다양한 환경 속에서 복음의 기쁨을 나눌 수 있게 하신 은총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를 당신의 피조물과 가난한 이들, 그리고 영적으로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친교의 부르심에 신앙으로 응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아멘.”(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창설 100주년 기도문 중)
글 _ 김영미 바울라(수원교구 용인 삼가동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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