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수원교구는 사제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AI(AI)의 기본 원리와 활용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AI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폐단을 줄이고 바람직한 활용 방법을 고민하기 위해서다. 기술을 활용해 사목적으로 신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긍정적 이야기와 방대한 가톨릭 정보 속에서 진짜를 식별할 수 없다는 우려가 공존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났다. 빠르게 진화한 AI 기술은 더 똑똑해졌고 더 정교하게 인간을 닮아갔다. 편리성의 가면을 쓴 이 기술은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왔다. 휴대전화를 켜고 AI를 향해 질문 한마디를 던지면 어려운 일은 쉽게 해결됐다.
AI 기술이 가져다주는 달콤함을 누리는 와중에 누군가는 ‘내가 사라질 것 같다’는 두려움을 느꼈다.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기술을 사용하면서 우리는 인간다움을 더 갈망하게 된 것이다.
그 고민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5월 21일 수원교구에서 열린 ‘AI 리터러시 통독반’ 강의는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였다. 가장 획기적이고 현대적인 기술을 앞에 두고 참가자들은 몇천 년 전 복음이 전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하느님과 관계 맺고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는 인간. 참가자들은 육체와 지성을 가진 인간의 고유함은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AI 시대에 우리가 얼굴과 목소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하느님이 주신 인간의 고유함을 되찾는 것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생각하고,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연대하고 공감하는 것.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나를 스스로 기억할 때 내 얼굴과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