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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인간 존엄을 다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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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 중요한 물음을 던진다. 교황은 우리가 또 하나의 바벨탑을 세울 것인지, 하느님과 인간이 함께 머무는 도시를 세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일깨운다. 


AI는 이미 교육, 의료, 노동, 언론, 전쟁의 영역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다. 기술은 인간을 돕고 공동선을 넓히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인간을 데이터와 효율, 생산성으로만 판단하게 만들 위험도 함께 지닌다.


교황이 새 회칙을 통해 강조하는 기준은 분명하다. 기술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간 존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해도 양심을 대신할 수 없고, 선과 악을 식별하는 책임을 인간에게서 빼앗을 수 없다. 더 큰 이윤을 위해 노동을 희생시키거나, 알고리즘으로 진리를 왜곡하거나, 살상 결정을 기계에 맡기는 일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존재이지, 계산 가능한 자원이나 대체할 수 있는 부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신앙인은 기술을 두려워하는 데 머물러서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필요한 것은 복음과 사회교리의 눈으로 기술을 식별하는 일이다. 정부와 기업은 인간 존엄과 공동선을 기준으로 제도와 윤리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학교와 가정, 교회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진실을 분별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교육에 힘써야 한다. 


우리 역시 편리함의 유혹에 기대기보다 사람의 얼굴을 먼저 바라보아야 한다. AI 시대가 바벨탑이 아니라 사랑의 문명을 향한 길이 되도록, 교회와 신자 모두 책임 있는 선택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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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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