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었을 때 매일 대학에 가는 길에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을 지나갔습니다. 서두를 때도 잠시 멈춰서 대성당 정면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하느님께 기도하고 그 아름다움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바티칸 성벽 안으로 들어가 성 베드로 대성당의 뒷모습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놀랐고 조금 실망했습니다. 대성당 뒤편은 특별한 것이 없었고 아름다운 성 베드로 대성당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에는 항상 아름다운 외관이 있습니다. 교회와 공동체, 모든 사람의 삶에서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것은 단지 겉모습일 뿐입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삶과 활동의 외관을 아름답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교회 안에서 일하면서 성 베드로 대성당의 뒷모습처럼 교회의 뒷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때로는 외관만큼 아름답지는 않지만, 예수님께서 사랑하시고 목숨을 바치신 교회는 바로 이런 교회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 교회가 내 교회이고 내 생명을 바치고 싶은 교회이기 때문에 나도 예수님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 교회 덕분에 많은 은총을 받았습니다.
이주민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도 아름다운 활동, 사람들의 삶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기적, 공동체 건설을 위한 노력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경험도 많이 했고, 이기심도 많이 보았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일 가치가 있을까?
실망스러운 부분이 보일지라도, 그것은 언제나 목숨을 바쳐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공동체입니다. 그러므로 나 역시 예수님처럼 공동체를 끝까지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고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내 삶을 반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인생에서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아마도 큰 성공을 거둘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나 자신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실패와 죄, 불신과 이기심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은 나에게 희망을 주시려고 나를 위해 죽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름답지 않은 것을 비난하기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바로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우리는 소셜미디어의 문화, 즉 ‘우리 삶의 외관’을 강조하는 문화 속에 있습니다. 우리는 소셜미디어로 자신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기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삶의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들은 보지 못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보시고 잘 아시는 것을 보살피어 사랑과 용서를 통해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새로워지고 “회개가 필요한 우리의 숨겨진 부분”을 돌보아야 합니다.
인생에는 항상 동전과 같이 양면이 있습니다. 한쪽에는 하느님의 아름답고 놀라운 얼굴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십자가가 있습니다. 십자가는 보기에 아름답지 않을 수 있지만, 사랑하면 모든 삶이 아름답게 됩니다.

글 _ 이청우 마우리찌오 신부(오블라띠 선교 수도회·광주 엠마우스 이주민 공동체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