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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빚은 신앙] 교회음악가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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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길이 열려, 로마에 있는 교황청립 성음악원에 들어갔다. 그 학교에서 교회음악을 공부하며 ‘유럽의 대성당 성가대를 맡았던 지휘자들이 이런 노력을 했겠구나’ 하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가톨릭의 성음악을 알리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런 노력도 누군가가 알아줘야 할 수 있는 것이었고 손발이 맞아야 하는 것이었다. 한국에 돌아와 문득 ‘성음악을 누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틴어 성가의 언어 장벽, 무반주 성가의 어려움, 성가대 인원의 감소, 그리고 넓혀지지 않는 연령층 등 다양한 이유가 전통적인 성음악을 하기에 큰 장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성음악은 가톨릭 성가에만 있는 성가들이 전부일 것이었다. 작곡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출판의 길이 열리지 않아 자신들의 아름다운 곡을 발표조차 하지 못하는 일도 많을 것이다. 성당과 성지에서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들을 초청하고 무대에 세워 줘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공간이 주는 울림과 빛, 그리고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예술 작품들, 이 모든 것이 성음악을 더욱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을 이끌면서 아이들의 정기연주회 프로그램만큼은 성가로 했다. 아이들의 원성도 자자했다. 하지만 “너희들은 다른 합창단과 다르지 않으냐”라는 말을 반복하며 아이들을 설득하며 지켜 왔다. 그리고 그 음악들은 성당과 성지에서 가장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2025년 ‘CANTUS 8’이라는 보컬 앙상블 단체를 만들었다. 부활의 의미를 넣어 숫자 ‘8’을 넣었다. 성악과 음악을 전공한 30~40대 중장년 신자로 단체를 구성했다. 겨우 8명을 만들어 첫선을 보였지만 갈 길이 멀다. 그레고리오 성가부터 다성음악 그리고 바로크 합창음악 게다가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성가의 모든 장르를 노래로 불러볼 예정이다. 관심 있는 성악도들이 함께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생활 성가도 좋지만 정통 가톨릭 성가에 관심이 있는 젊은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20~30대 젊은 친구들이 그 어려운 그레고리오 성가와 폴리포니 성가들로 자신들을 알리는 모습을 보고 대견하다는 생각도 한다. 40~50대 선배들이 생각조차 못 했던 일들을 그들은 하고 있다는 것에 놀라고, 나 또한 그들과 함께 복음적 신앙을 선포하며 또 다른 방향으로 성음악을 알리려 준비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말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마음들이 노래 안에서는 하느님께 닿을 때가 있다. 부족한 나의 모습도, 흔들리는 믿음도, 감추고 싶은 연약함도 성음악 안에서는 모든 것이 드러난다. 성가를 부르는 시간은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시간이 아니라 가장 솔직한 나 자신을 하느님께 보여 드리는 시간일 것이다. 


많은 성음악가가 하느님의 품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음악적 소명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교회 안에서 성음악이 더 이상 낯선 음악이 아니라 신앙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살아 있는 언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글 _ 오선주 루치아(교구 성음악위원회 ‘콘체르토 안티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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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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