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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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오전동본당 재능기부팀 “한 땀 한 땀 기도로 만든 성물, 신앙에 도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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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제1대리구 오전동성당 성물방에는 손뜨개로 만든 성모님과 묵주, 퀼트 책커버 등 예쁜 소품들이 진열돼 있다. 평일 오전 미사가 끝나고 성물방에 들어온 한 신자는 “조카가 첫영성체를 하는데 아이에게 어울리는 묵주팔찌를 만들어 주실 수 있냐”고 주문한다. 여느 성물방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본당에 손재주가 좋은 신자 6명이 모인 재능기부팀이 있기에 가능하다.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나누고자 모인 이들의 손끝에서, 신자들의 신앙생활도 조금씩 더 아름답게 빚어지고 있다.



기도로 만든 성물, 신자들 신앙에 활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신자들이 떠난 성당에는 온기가 사라졌다. 신자들의 발길이 끊긴 것은 성물방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무렵, 본당 성물방장이었던 홍영(루치아) 씨는 성물방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수세미 등 일상용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그리고 주변에 손재주가 좋다는 신자를 섭외해 함께 성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성물뿐 아니라 손으로 만든 예쁜 일상용품이 있으면 신자들이 성물방을 찾아주실 것 같아 혼자 수세미를 떠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손뜨개, 캘리그라피, 퀼트 등 손재주가 좋은 신자들을 알게 돼 함께 해보자고 제안했죠.”


재능기부팀에서 손뜨개를 담당하는 장영애(루치아) 씨는 홍 씨의 제안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합류했다.


“오랫동안 냉담하다 다시 성당에 돌아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혼자서 손뜨개로 묵주를 만들었어요. 홍영 자매님이 제가 직접 만든 가방이나 주머니를 보더니 재능기부팀을 만들어 보려는데 함께해 보자 하셨죠. 더 많은 신자에게 제가 만든 성물을 선물하고 싶어 팀에 합류했습니다.”


온라인에서 퀼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최윤정(율리아) 씨는 퀼트로 만든 가방이나 휴대전화 주머니, 책 커버 등을 성물방에 내놓고 있다.


“온라인 판매용 제품을 더 많이 만들면 이익을 더 얻을 수 있겠지만, 값을 적게 받더라도 성물을 만들 때 마음이 더 행복합니다. 기도할 때 쓰는 물건을 만들기 때문에 저도 늘 기도하면서 제품을 만들어요.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좋은 곳에 쓸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성물방 한쪽에는 재능기부팀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다. 캘리그라피, 뜨개, 퀼트, 자수를 담당하는 팀원 6명이 만든 제품들은 기성품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기도와 함께한 정성이 성물 안에 담겨 있다.


미사 때, 혹은 소공동체 활동을 하며 얼굴을 아는 신자들이 쓸 성물이기에 재능기부팀이 성물을 만드는 손끝에는 정성이 더해진다. 물건의 판매 수익금 10는 본당에 기부한다.



성당 곳곳에 아름다움 불어넣어


지난 어버이날에는 특별한 카네이션이 본당 어르신 가슴에 달렸다. 홍영 씨가 손뜨개로 만든 꽃 모양 브로치를 선물한 것이다.


홍 씨는 “손뜨개나 캘리그라피 등으로 만들 수 있는 기념품이 다양하기 때문에 성당에 행사가 있을 때 늘 재능기부를 한다”며 “첫영성체를 하는 분들, 새로 전입한 신자에게 이니셜 묵주를 만들어 선물해 드리거나 세례식 때 성경 말씀을 캘리그라피로 적어 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 씨는 2년간 성당에서 뜨개방을 운영했다.


“신자와 비신자 모두를 대상으로 뜨개방을 운영하면서 뜨개질뿐만 아니라 신앙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그렇게 2년간 뜨개방을 운영하며 3명이 세례를 받으셨다”고 말했다.


재능기부팀원들의 손길은 성물방뿐 아니라 성당 곳곳에 깃들어 있다.


장 씨는 “재능기부팀뿐 아니라 제대회 봉사를 하면서 제대를 덮는 레이스보도 만들고 감실에 들어가는 성합 커버도 만들었다”며 “제가 만든 것들을 미사 때 사용하는 것을 보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최 씨는 “퀼트로 신부님의 제의 가방이나 미사 전례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소품 가방을 직접 만들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만들었을 뿐인데 제 노력을 알아봐 주시고 저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성당 건물 앞, 작은 컨테이너에 자리한 성물방은 재능기부팀의 손길 덕분에 화사함을 되찾았다. 창문에는 장 씨가 만든 성모님이 새겨진 뜨개 장식이 걸려 있고, 반대편 커튼에는 홍 씨가 꽃 모양 자수를 놓았다.


재능기부팀의 손재주가 알려지자 묵주를 만들고 싶다는 신자들이 모였고, 재능기부팀과 별개로 6명의 신자가 모여 묵주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홍 씨는 “재능기부팀 활동을 하면서 묵주 재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보니 고장 난 묵주를 수리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누군가의 오랜 기도가 담겨 있는 묵주를 수리해 드릴 수 있어 보람된 마음으로 묵주병원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능기부팀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예쁘게 만든 성물은 본당 신자들의 신앙도 더욱 예쁘게 빚어 가고 있었다. 재능기부팀원들은 “신자들이 한 땀 한 땀 기도로 완성한 재능기부팀의 성물과 함께 예쁘게 신앙생활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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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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