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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상식 더하기] 성체를 모시면 죄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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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사를 드리기 전에 죄가 있다면 먼저 고해성사를 청하곤 합니다. “부당하게 주님의 빵을 먹거나 그분의 잔을 마시는 자는 주님의 몸과 피에 죄를 짓게”(1코린 11,27)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꼭 죄가 없는 깨끗한 상태에서만 성체를 모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영성체는 우리 죄를 정화하고, 또 죄에서 보호해 준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트리엔트공의회 교부들은 성체성사가 “그리스도의 생명을 통해 살아 있는 사람들을 양육하고 굳건하게 하는 영혼의 영적 양식이며 또한 우리를 일상의 잘못들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죽을죄로부터 지켜 주는 해독제로 받아 모셔지기를 원하셨다”고 가르칩니다.(「성체성사에 관한 교령」 제2장)


이처럼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체를 죄에 물든 인간을 치유하는 치료약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암브로시오 성인은 「성사론」에서 “내가 계속 죄를 지으니 치료약이 늘 필요하다”면서 “언제나 죄를 용서받을 수 있도록 언제나 성체를 모셔야 한다”고 영성체의 효과를 가르쳤습니다. 


이 말씀을 바탕으로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성찬례는 성사 생활의 충만함이지만 완전한 이들을 위한 보상이 아니라 나약한 이들을 위한 영약이며 양식”이라고 강조하셨지요.(「복음의 기쁨」 47항)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마태 26,28)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영성체는 우리를 죄에서 떼어 놓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체성사가 죄를 용서해 주는 효과가 있지만, ‘죽을죄’를 용서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성체성사는 어디까지나 교회와 일치된 사람들을 위한 성사이기 때문입니다. ‘죽을죄’를 용서하는 성사는 고해성사입니다.


대죄를 부르는 말인 ‘죽을죄’는 “인간이 하느님보다 못한 것을 하느님보다 낫게 여김으로써 그의 최종 목적이며 행복이신 하느님께 등을 돌리게” 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855항)


‘죽을죄’가 성립되려면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먼저 그 죄가 십계명 등에 해당하는 ‘중대한 문제’고, 그것이 죄라는 사실을 완전히 의식하고 있으며, 이를 고의로 저지른 경우에 해당합니다. 반면 중대한 문제가 아닌 가벼운 문제에 대해 죄를 지었거나, 중대한 문제를 어겼지만 이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했거나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면 ‘용서받을 죄’, 즉 소죄입니다.


간혹 죄를 반복적으로 짓게 되니 고해성사를 하는 것에 회의감이나 부담감을 느껴서, 미사를 드리더라도 성체를 모시지 않는 분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성체는 우리의 소죄를 씻어주고 미래의 ‘죽을죄’로부터 보호해 주는, 죄 앞에 나약한 우리를 위한 해독제라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인간적인 의지만으로 극복하기 어렵다면, 고해성사와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님께 의탁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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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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