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가 10차에 걸쳐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열며, 교구민이 함께 듣고 말하는 교회의 길을 가고 있다.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한자리에 둘러앉아 각자의 경험을 나누며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식별하는 모습은 시노달리타스가 구호에 머물지 않고 광주대교구의 문화로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 준다.
하느님 백성의 대화는 2021년 시작된 뒤 생태환경과 소통, 가난한 이들, 젊은이를 위한 교회 등 사목의 주요 과제를 함께 다뤄 왔다. 특히 이번 10차 대화가 ‘소통이 교회를 살린다’를 주제로 삼은 것은 의미가 크다. 교회의 쇄신은 제도나 사목활동의 변화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서로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다른 상황에 있는 형제자매를 동반자로 받아들이는 관계의 회복에서 시작된다.
교구장 옥현진 대주교가 밝힌 것처럼 사목교서가 교구민과의 대화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일방적 소통을 넘어, 하느님 백성이 함께 길을 찾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 준다. 성직자가 앞에서 이끄는 교회가 아니라,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걸어가는 교회라는 인식의 전환은 오늘의 한국교회에도 중요한 과제다.
물론 대화의 문화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오해와 갈등이 생기는 자리일수록 더 깊은 경청과 인내가 필요하다. 광주대교구가 사목 현장인 본당으로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대화를 확산하려는 계획은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36만6000여 교구민 모두가 하느님 백성의 대화를 경험하길 바란다는 옥 대주교의 바람처럼, 이 여정이 광주대교구의 쇄신과 공동체성 회복을 이끄는 든든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