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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의 길’을 걷는 또 다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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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DMZ 평화의 길’ 순례를 처음 접했다. 이후 몇 차례 취재할 기회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평화의 길’이 지닌 의미도 조금씩 알게 됐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그때마다 기사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사진으로 담을 순간을 찾는 데 마음이 더 바빴다. 순례가 품은 의미를 차분히 곱씹어 볼 여유는 많지 않았다.


6월 11일 DMZ 순례자들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평화의 길> 시사회에 다녀왔다. 그날만큼은 사진을 찍을 필요도, 누군가를 붙잡고 인터뷰할 필요도 없었다. 덕분에 오롯이 관객의 자리에서 영화 속 장면 하나하나를 따라갈 수 있었다.


천주교를 비롯해 7대 종교 종교인들로 구성된 육로 순례단은 비록 전례 방식은 서로 달랐지만, 평화라는 한 가지 바람을 간직한 채 서로 도우며 긴 순례 여정을 극복해 냈다. 한 수녀님은 타 종교인의 뜯어진 배낭을 휴식 중에 수선해 주기도 했다. 한편, 평화 운동가들이 참가한 해상 순례단의 여정은 더 고달팠다. 배가 고장이 나면서 일정이 늦춰져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를 뜬눈으로 항해하기도 했다.


난관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려는 영화 속 순례단의 모습은, 마치 그리스도인이 ‘기도’하며 겪는 감정과도 닮아 보였다. 때로는 걷는 것에서 기쁨을 얻고, 시원한 바람에 즐거워하고 아름다운 경치에 넋을 잃을 때도 있지만, <평화의 길>에 출연한 한 수도자의 말처럼 “앞사람 발만 보고 걷는” 무료하고 힘든 시간과 싸움도 해야 하는 게 똑 닮았다. 


이 순례의 의미는 남북 평화와 생태환경 보전의 필요성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만 있지 않았다. 그 여정 자체가 더 이상 한반도에 아픔이 찾아오지 않길 바라는 참가자들의 간절한 기도였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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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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