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적으로 복음이란 무엇인가? 양심에 따르거나 율법을 지키는 것, 혹은 스스로의 깨달음만으로는 구원받을 수 없던 이들, 즉 죄인과 세리, 창녀와 강도들이 구원받게 되었다는 사실이 바로 복음이다. 인생의 꼴찌들, 밑바닥 인생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구원받게 되었다는 것이 기쁜 소식이다.
그리스도교 이전에는 죄인, 세리, 창녀, 강도는 절대로 구원받지 못할 사람들, 곧 구원에서 제외된 이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과 부활로 구원받게 되었다는 것, 자신의 힘과 능력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받게 되었다는 것이 바로 복음이다.
그리스도교의 역사는 엘리트나 학자, 귀족이나 부유한 이들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하고 못 배운 이들, 소외된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못 배운 어부들인 시몬 베드로와 안드레아로부터, 죄인이자 세리였던 마태오로부터,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혁명주의자 시몬으로부터, 일곱 마귀가 들렸던 마리아 막달레나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들이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얼마나 위대한 삶을, 얼마나 참된 진리와 행복의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 준 역사가 바로 그리스도교의 역사이다. 아무리 꼴찌 인생이라도, 아무리 죄인이라도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된다. 이것이 복음이다.
인간은 완전히 선할 수 없다. 인간은 온전한 의인일 수 없다. 그러나 ‘선’ 자체인 하느님을 지향하면서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받는다. 인간은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작은 가슴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면서 사랑의 운동을 계속하는 사람은 구원받는다.
넘어지고 또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으면서, 사랑의 삶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은 구원받는다. 상처를 받아 사랑의 문을 닫기도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뜨거운 사랑, 십자가 위에서의 지극한 사랑, 나의 구원을 위해 목숨을 내준 그 완전한 사랑을 기억하면서, 다시 사랑하기로 다짐하는 모든 사람은 구원받는다. 바로 이것이 복음이다.
내가 흠이 없는 의인이어야, 성인들처럼 완전한 사랑을 해야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죄인임을, 나 자신이 연약함과 상처를 지닌 인간임을 예수님 앞에 인정하고, 예수님 앞에서 깊이 회개하고, 예수님을 믿을 때 인간은 구원받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복음이다.
나 자신이 창조주 하느님 앞에서 피조물임을, 구세주 예수님 앞에서 죄인임을, 성화주 성령님 앞에서 질그릇처럼 깨어지기 쉬운 인간임을 고백할 때 구원받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복음이다.
하느님은 인간을 사랑하셨다. 창조를 통하여, 역사를 통하여, 현세에서 필요한 은총 주심을 통하여 인간을 사랑하셨다. 그러나 인간은 죄를 지어 이 하느님의 사랑에서 멀어졌다. 죄를 지어 이 하느님의 사랑에서 멀어진 인간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와 부활로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건져 주셨다.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사람은 구원받는다. 이것이 바로 복음이다.
글 _ 김석태 베드로 신부(대전교구 도룡동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