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남(체칠리아·서울대교구 동작동본당) 씨가 프란치스코 성인의 가난과 청빈의 삶을 따르며 13년 동안 모은 1억 원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 기부했다. 기부금 전달식은 6월 1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기부는 박 씨가 13년 전 이탈리아 아시시 성지에서 하느님과 맺은 약속에서 비롯됐다. 박 씨는 2013년 성지를 방문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유해 앞에서 성인의 가난과 청빈의 삶을 묵상했다.
그 과정에서 박 씨는 성인의 삶을 본받고 싶다는 알 수 없는 울림을 느끼며, “주님,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1억을 기부하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자신도 모르게 나온 강렬한 체험에 박 씨는 그때부터 일상에서 작은 실천들을 통해 돈을 모았고, 2026년 5월 목표액 1억 원을 모을 수 있었다. 올해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 특별 희년 ‘성 프란치스코의 해’라는 점에서 기부는 의미를 더한다.
박 씨는 “결국 이 모든 것이 성인의 이끄심, 주님의 도우심이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기부금은 박 씨의 뜻에 따라 가난하고 소외된 청소년과 이웃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이어진 이번 나눔에는 박 씨 가족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아들 안준용(아우구스티노) 씨는 “어머니가 오랫동안 나눔의 뜻을 가지고 살아오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가족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며 “기부 금액을 모두 모았을 때 가족 모두 기쁜 마음으로 어머니를 축하해드렸다”고 밝혔다. 딸 안소연(비비아나) 씨도 “가난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엄마의 지향이 없었다면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큰돈을 모으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이 돈은 처음부터 자식들의 몫이 아니라 하느님의 몫이었다”고 고백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 정진호(베드로) 신부는 “기도 가운데 마음에 품은 뜻을 변치 않고 간직하면서 큰 기부를 실천하신 자매님을 보면서 성경에 나오는 ‘과부의 은전 한 닢’이 떠올랐다”며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희년인 올해 구체적인 나눔으로 이어지게 되어 매우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머니의 깊은 신앙심과 선한 마음을 물려받은 자녀들이 기쁘게 동참하는 모습은 하느님 보시기에 참 아름답고 거룩한 가족의 모습일 것”이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