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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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서품(敍品), 그 엄숙한 부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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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예수님의 수난을 기리며 그분을 닮은 참된 목자가 되기 위해 사제품을 받는 경건한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고 수난당하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겠다는 서약은, 단순한 종교적 의식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의 가장 깊고 무거운 결단이다.

몸을 바닥에 온전히 맡긴 채 엎드린 두 사람은 단순한 의식의 참여자가 아니다. 스스로를 비우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려는 순간, 인간이 하느님에게 다가가는 가장 낮은 자세를 기록했다.

어둠 속에 부유하는 듯한 상단의 사제복은, 보이지 않는 거룩한 부르심과 신성한 권위를 상징한다. 반면에 하단의 엎드린 두 사람은 인간의 지상적인 한계와 겸손을 나타낸다.

이는 단순히 종교적 의례를 넘어, 스스로의 삶을 타인을 위해 내어놓겠다는 침묵의 서약처럼 읽힌다. 평생을 바쳐 걷고자 하는 그 좁은 길 위에서 이 장면은 한 인간이 짊어질 ‘보이지 않는 십자가’의 무게를 조용히 환기 시킨다.

나는 이 고요한 찰나를 통해 누군가를 위해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자 했다. 신의 길을 따르기 위해 선택된 순간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그 길 앞에 엎드린 인간의 의지를 담고자 했다. 

이는 서품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고통과 헌신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인간의 내면을 응시하는 한 장의 기도서이다. 어쩌면 나도 이 기도서를 통해 나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뒤를 따를 준비가 되었는지 되묻고 싶었는지 모른다.

글·사진 _ 김재필 루카(의정부교구 고양 주엽동본당)

※ 독자마당은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따뜻한 신앙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일상 속 은총의 순간들, 이웃과 나누고 싶은 미담을 자유롭게 보내 주세요.(A4 ⅔장 이내) 보내실 곳 서울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2층 이메일 jebo@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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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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