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라면 포기했을지도 모를 그 길을 ‘함께’였기에 끝까지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제23기 청년도보성지순례 봉사자 이민규(요한 사도·31·수원교구 제1대리구 서둔동본당) 씨는 주님을 향한 길을 청년들과 함께 걸었기에 완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민족화해위원회가 주관한 제23기 청년도보성지순례는 ‘주님, 제 소리를 들으소서’(시편 130,2)를 주제로 7월 4일부터 11일까지 열렸다. 80여 명의 청년은 천진암·어농·단내성가정·은이·미리내·요당리성지 등 6개 성지와 인근 본당을 순례하며 216.4㎞를 걸었다. 이 씨는 참가자들을 인솔하는 봉사자로 이번 순례에 참여했다.
“참가자로 순례했을 때 스태프들이 봉사하는 모습이 즐겁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자신들도 지치고 힘들 텐데 늘 밝은 얼굴로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한 걸음 더 뛰고, 묵묵히 무거운 짐을 옮기는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때 받은 과분한 사랑과 도움을 이제는 제가 봉사자가 되어 다음 참가자들에게 그대로 나눠 주고 싶었습니다.”
청년들은 무더위뿐 아니라 쏟아지는 장대비를 견디며 순례를 이어 갔다. 점점 무거워지는 발걸음에 힘이 돼 준 것은 곁에서 함께 걷는 동료들의 응원이었다.
“청년들이 젊은 신앙의 에너지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청년도보성지순례의 매력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또래 청년들이 7박8일 동안 함께 생활하며 힘들 때 서로 끌어 주고 밀어주는 과정을 통해,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청년 신앙’의 기쁨을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씨는 ‘참가자들이 순례에만 마음을 쏟을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자’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순례에 임했다.
“참가자로서의 순례는 그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고 즐길 수 있어 8일이 아쉬울 정도로 짧게 흘러갑니다. 반면 봉사자로서의 순례는 참가자 모두를 향한 사랑과 책임감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한 걸음 뒤에서 참가자들의 안전을 살피고 은혜로운 여정이 되도록 도우며, 내주는 사랑을 통해 오히려 제 신앙이 한층 더 성숙해지는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평화통일과 신앙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기억하며 걷는 여정에는 의미 있는 기도도 함께했다.
“특히 순례하며 박해받던 교회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지금 우리가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절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도 박해받고 있는 북한을 비롯한 다른 지역의 교회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순례에서 얻은 기쁨과 행복을 바탕으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 삶으로 신앙을 증거한다면, 그 선한 영향력이 교회를 떠난 다른 청년들에게도 닿아 또 다른 순례의 기쁨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 믿습니다.”
끝으로 이 씨는 청년도보성지순례를 “주님을 향해 젊은이답게 함께 나아가는 특별한 여정이었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