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어르신들의 뜨거운 신앙의 기억이 청년들에게 전해지며 다시 빛을 발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복음화3국은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앞두고 7월 19일 청년들과 함께 수원시 조원동 노인복지시설 ‘평화의 모후원’을 찾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회에서 소외된 노인들을 돌보고 세대 간 연대를 이루기 위해 2021년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제정했다. 한국교회도 보편교회와 함께 7월 넷째 주일을 ‘조부모와 노인의 날’로 지내고 있다.
제2대리구 복음화3국은 이러한 제정 취지를 실천하고자 청년들이 어르신들을 직접 만나 삶과 신앙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 모집을 통해 모인 청년 10여 명이 참여했다.
미사를 주례한 제2대리구 복음화3국장 허규진(메르쿠리오) 신부는 강론에서 “어르신들이 청년들에게 따뜻한 지혜를 전하고, 청년들이 그 말씀에 귀 기울이는 오늘의 만남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이 드러나기를 바란다”며 “청년들이 어르신들의 지혜를 자양분 삼아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참된 신앙인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청년들이 삶에서 상처와 좌절을 마주하더라도 조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수확의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는 지혜를 어르신들의 삶을 통해 배웠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미사 후에는 청년과 어르신들이 둘러앉아 ‘신앙생활’, ‘어린 시절의 추억’,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취업과 결혼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에게 한 어르신은 “고민되거나 주저되는 일이 있어도 ‘잘할 수 있다’고 마음먹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격려했다. 어르신들이 들려준 젊은 시절의 열정적인 신앙생활과 삶의 경험은 청년들이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유숙자(소피아·85·수원교구 제1대리구 조원솔대본당) 씨는 “성격이 급하고 화도 많았지만 신앙생활을 하면서 온화해지고 인내심도 생겼다”며 “신앙이 있기에 죽을 때까지 마음껏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고, 마지막에는 하느님 곁으로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신하나(마리스텔라·수원교구 제2대리구 대학동본당) 씨는 “늦게까지 성당에 있다가 뒷문으로 몰래 집에 들어가곤 했던 일화를 들려주시며 ‘그때가 참 행복했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내 신앙생활을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할머니의 나이가 됐을 때 지금을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 다짐했다”고 말했다.
대화를 마친 뒤에는 청년들이 준비한 레크리에이션이 이어졌다. 어르신들은 청년들과 웃고 노래하며 뜻깊은 만남의 기쁨을 함께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