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 7월 1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유흥식 추기경이 만난 두 교황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최양업 신부 첫 기적 심사 탈락 뒤 유 추기경이 눈물 보이자
프란치스코 교황 “기도하고 기다리자” 위로… 올해 3월 통과
“레오 14세 교황, 매우 너그럽고 부드러우며 경청하는 분”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레오 14세 교황을 가까이서 만나면서 경험한 두 교황의 인간적 면모를 신자들과 나눴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영성심리상담교육원 영성아카데미(원장 허영엽 신부)와 가톨릭출판사는 1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코스트홀에서 ‘유흥식 추기경이 만난 두 교황 이야기’ 강연을 개최했다. 유 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두 교황님을 직접 뵐 수 있었던 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축복이고, 제 삶을 바꿔놓았다”며 인연과 일화를 소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첫 만남은 2013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청년대회 때였다. 유 추기경이 “한국에서 230명의 젊은이와 함께 왔다”고 인사하자 교황은 한국 교회의 힘을 높이 평가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 추기경은 “불과 13초 동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후에도 당시 일을 기억했다”고 전했다.
이 인연은 2014년 대전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청년대회에 교황이 방한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유 추기경은 “교황님은 방한 당시 특히 해미성지에 묻힌 무명 순교자에 관심이 많으셨다”며 “이후 2015년 자비의 희년을 제정하면서 이름 없이 순교한 이들에게 교회가 연민과 자비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했다.
또 최양업 신부의 시복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유 추기경은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장이던 2021년 시복을 위한 첫 번째 기적 심사에서 탈락한 뒤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고 했다. 교황에게 땀의 순교자 최양업 신부의 헌신을 설명하자 “하느님께서 더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실 테니 기도하고 기다리자”고 위로했다고 했다. 유 추기경은 “마침내 지난 3월 교황청 시성부 의학자문위원회의 기적 심사를 통과하면서 9부 능선을 넘었다”며 “올해 안에 남은 절차가 진행되면 내년 봄쯤 시복식을 통해 세계청년대회의 힘을 한 단계 높이는 은총이 주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레오 14세 교황에 대해서는 “교황 선출 보름 뒤 알현할 기회가 있었다”며 “희년을 맞아 ‘교회는 사랑이고 친교이며 가정’이라는 말씀을 직접 드렸더니, 그렇게 되길 정말 바란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레오 14세 교황님은 매우 너그럽고 부드러우며 타인의 말을 잘 경청하는 분”이라면서 “전 세계 추기경들에게 개인 연락처를 알리며 언제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했고, 교회 현안을 논의하는 대화의 시간도 늘려가셨다”고 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워낙 특별하고 사랑이 많으셨던 분이라 후임 교황님이 자리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 짐짓 걱정도 했지만, 취임 1년 2개월 만에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교황청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계신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별히 한반도 상황과 북한 교회에 대해서도 계속 말씀드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