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르신들에게 기쁨을 전하고자 봉사를 시작했지만, 막상 행사를 마치고 나니 우리 청년들이 받은 게 더 많았던 하루였습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복음화3국 노인사목 청년 봉사자 전민하(안토니오·수원교구 제2대리구 대학동본당) 씨는 7월 19일 경기 수원시 조원동 평화의 모후원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뒤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제2대리구 복음화3국은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노인복지시설에서 봉사할 청년을 모집했다. 어르신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전하는 한편, 청년들이 어르신들의 삶에 담긴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어릴 때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 어르신들에 대한 애틋함이 컸습니다. 마침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는 봉사활동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습니다.”
봉사팀에는 청년 10명이 모였다. 청년들은 두 차례 사전 모임을 열고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했다. 이날 행사는 어르신들과의 대화, 수도자들과의 만남, 레크리에이션 순으로 진행됐다.
“평화의 모후원에는 가족들과 오래전부터 연락이 끊긴 어르신들도 계셔서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가족과 관련한 질문은 넣지 않았습니다. 대신 어린 시절의 추억과 고향, 청년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인생 선배로서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을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계셔서 많이 움직이지 않고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어르신들과의 대화 시간에는 어린 시절과 신앙생활,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어르신들은 자신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당시 삶의 고민을 헤쳐 나갔던 경험과 지혜를 청년들에게 전했다.
“어르신들은 인생을 먼저 살아 보신 분들이잖아요. 제가 지금 품고 있는 것과 같은 고민을 하셨고, 수많은 선택 속에서 성취와 후회도 경험하셨을 거예요.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무척 뜻깊었습니다. 이번 봉사를 통해 든든한 인생 선배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첫 봉사를 마친 청년들은 “준비한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았다”며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평화의 모후원을 방문하자고 뜻을 모았다.
“봉사하러 갔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저희가 받은 게 더 많았던 하루였습니다. 함께 봉사한 청년들 모두 어르신들과 조금 더 깊이 있는 나눔을 이어가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르신들은 연애와 결혼, 취업 등 청년들의 고민을 충분히 귀담아들어 주실 수 있는 인생 선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봉사에서는 청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신조어 등을 어르신들에게 알려드리며 세대 간 거리도 좁혀 보고 싶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