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창조보전연대를 비롯한 종교환경회의는 8월 3일 ‘김성환 장관은 스스로 인정한 잘못 꿰어진 첫 단추, 홍천 양수댐 건설을 즉각 백지화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 계획의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홍천 양수발전소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 일대에 추진하는 600㎿ 규모의 발전 시설이다. 상·하부댐과 지하발전소 등을 건설해 2032년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천군은 2019년 양수발전소 유치를 신청했고, 같은 해 풍천리 일대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그러나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으며, 대규모 산림 훼손과 주민 이주, 생계 기반 상실이 우려된다며 반대해 왔다. 특히 수십 년에서 100년 이상 된 잣나무 군락 훼손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종교환경회의는 성명에서 “극한 폭염으로 지구의 존속과 인류의 생존마저 염려해야 할 국가적 기후 비상사태”라며 “대규모 산림을 베어내고 대대로 살아온 터전에서 주민들을 추방하는 것은 야만적 국가 폭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연은 자본과 행정의 편의에 따라 착취할 이용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할 동반자라며, 홍천 양수댐 건설은 명분과 경제적 실익이 없는 졸속 행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앞서 종교환경회의 대표자들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사업 백지화와 풍천리 현장 방문을 요청했다. 김 장관은 7월 4일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8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시작하지 말아야 할 사업”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 장관은 절차상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한 달간 공사를 중단하고, 최종 결정 전 주민 대표들과 다시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주민 대표들과의 간담회는 8월 5일 열릴 예정이다.
종교환경회의는 이번 간담회를 “장관의 진정성을 증명할 마지막 시험대”라고 규정하고, 절차 검토 내용과 주민 의견 수렴 결과, 향후 조치와 최종 입장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어 “주민들이 살아온 터전은 그 자체로 지켜져야 할 성소”라며 “김 장관은 스스로 ‘시작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라고 규정한 말에 책임을 지고 홍천 양수댐 건설을 즉각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