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종교간대화부가 유교와 공식적인 첫 만남에 나서며 종교간 대화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종교간대화부는 8월 4일부터 5일까지 서강대학교 정하상관에서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학회’를 주최했다. 이번 학회의 주요 논의 내용을 ‘최종 공동성명서’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학회는 5일 “두 종교의 참된 만남이 서로의 이해를 깊게 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모두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종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막을 내렸다.
이번 학회는 교황청 종교간대화부가 주최하고 주교회의, 성균관, 서강대학교가 공동 협력해 ‘이상 사회에 대한 그리스도교와 유교의 기여를 위한 대화: 새 하늘, 새 땅과 대동(大同)’을 주제로 열렸다. 종교간대화부는 1년 전부터 성균관, 서강대와 이번 학회를 준비해 왔다.
종교간대화부 장관 조지 제이콥 쿠바카드 추기경을 비롯한 교황청 대표단과 인도네시아, 홍콩, 미국 등 12개국 신학과 철학, 종교학, 유교학 전문가들이 학회에 참가해 그리스도교와 유교의 핵심 가치인 새 하늘과 새 땅, 대동, 그리고 사랑과 인(仁)이 지닌 공통점을 탐구했다. 또한 두 개념이 현대사회에서 정의와 평화를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찾기 위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학회를 마치며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학회 참가자 일동’ 명의로 나온 최종 공동성명서 발표는 종교간대화부 차관보 폴랭 바타이르와 쿠부야 신부가 맡았다. 학회 참가자들은 최종 공동성명서 채택을 위해 이틀간 이어진 학회에서 모두 8개의 세션 발제와 그룹 토의를 이어갔다. 제1세션에서는 종교간대화부가 기획하고 그리스도교-유교 연구 그룹이 공동 프로젝트로 제작한 「그리스도교와 유교 대화 지침서」를 발표했다. 이 지침서는 아시아적 맥락에서 그리스도교와 유교 간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필수적인 틀을 제공하고 있다.
최종 공동성명서는 무엇보다 “그리스도교가 희망하는 새 하늘, 새 땅과 유교가 지향하는 대동 곧, 큰 조화와 큰 일치를 성찰하면서, 두 전통 모두가 정의와 연민, 평화, 모든 이를 향한 돌봄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도록 영감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유교와 그리스도교 전통이 서로 다른 종교적, 철학적 토대에서 비롯됐지만, 이번 학회를 통해 중요한 공통점을 찾게 된 점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이 급속하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현실과 관련해 “인공지능의 대전환 시대를 맞아 유교의 인, 어짊의 정신과 그리스도교의 사랑이라는 가치에 바탕을 두고, 모든 기술 발전이 인간 존엄과 윤리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증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최종 공동성명서는 유교 고유 용어 표기에 대해 상이한 견해가 제기됨에 따라 성균관과 종교간대화부 실무자 논의를 거쳐 그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종수 성균관장은 이와 관련해 “처음 시작을 잘했으니, 앞으로 바른길을 세워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학회 참가자들은 유교와 그리스도교의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공유하고 최종 공동성명서 발표 후, 제2회 학회는 2028년에 인도네시아에서, 제3회 학회는 2030년에 홍콩에서 개최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쿠바카드 추기경 등 종교간대화부 대표단은 한국 사회의 종교간 대화 촉진을 위해 2일에는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과 원불교 원남교당, 3일에는 불교 진관사와 천도교 중앙대교당, 한국 유교를 대표하는 성균관을 방문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주한 교황청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던 쿠바카드 추기경은 “한국은 역사와 문화, 종교가 하나로 어우러진 아름다운 나라”라며 “평화와 조화를 추구하는 것은 모든 종교의 공통된 의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