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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빚은 신앙] 첫 사진전 - 어느날 주님이 내안에 오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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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보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은 ‘기계치’였다. 필름 카메라와는 너무도 다른 많은 기능과 복잡함에 주눅이 들었지만 이미 카메라를 구입했으니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숙제 제출도 제대로 못 해 안타까워할 때 봉사하시는 분들의 기다림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매주 수업에 지각은 했지만 야외 출사 한 번을 빼고는 개근했으니, 나는 확실히 외유내강의 성격이었나 보다.

일을 그만두니 모든 시간이 고스란히 남았다. 나는 하고 싶었던 호스피스 병원 안내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고, 물론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행복하게 봉사하고 있다. 환우분들 옆에서 직접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내 몸도 돌봐야 하는 현실을 주님께서는 어찌 그리 잘 아시고 내게 꼭 맞는 일만 주시는지,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어느 날 보호자분이 임종하시는 분을 위해 묵주가 필요하다며 안타까워하시기에 늘 가지고 다니던 묵주를 드렸다. 생각보다 마음이 먼저였으리라. 그 뒤에 찾아온 내 마음을 어떻게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서서히 사진이 내 안에 스며들 때쯤 작품집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내가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그러고 보니 나도 모르게 십자가에 관한 사진이 많았다. 그 후 열심히 십자가를 찾고 찍고, 또 찾고 찍었다.

나는 깨달았다. 열심히 찾으면 보인다는 것을. 십자가는 특별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일상 곳곳에 있었다. 어쩌면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그 자리에 계셨는데, 내가 비로소 바라보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묵상’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집을 출간하고 졸업한 뒤, 공허한 마음으로 사진전을 관람하러 갔다가 작가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뒤의 모든 일은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어느 날 「묵상」 작품집을 들고 사진작가를 찾아가 보여 드리며 사진전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도움을 청했다. 사진작가도 아니고 사진을 오랫동안 한 것도 아닌, 겨우 작품집만 달랑 하나 있을 뿐인데 말이다.

사진들은 사순 시기에 맞는 작품들이었고, 내년이면 아마 이런 용기를 내지 못하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나 보다. 그렇게 해서 나는 첫 사진전을 하게 되었다.

순수하고 작은 사진전이 나의 바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비신자분의 아픔을 위로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행복했다. 또 어린 학생이 사진 속에 담긴 내 마음을 알아보았을 때도 행복했다. 내 몸에 꼭 맞는, 내 마음에 드는 사진전이었다.

이렇게 나는 예술과 신앙을 찾아 먼 길을 돌아왔나 보다. 사진은 내게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이 되었다.

어느 분이 써 주신 감상 글을 옮겨 본다.

“수많은 사진이 필름 속에 담겨 있지만, 그 셔터를 누르는 손끝에 사랑의 눈이 겹쳐져 주님의 모습이 흘러나온다. 길을 걷는 것 속에 십자가의 길을 걷듯이 액자 안의 고통과 침묵을 통해서…”

아! 언제나 이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야겠다.

“주님, 제 뜻대로 마시고 주님 뜻대로 하소서.”

글 _ 조웅식 가타리나(수원교구 사진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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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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