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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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상식 더하기] 묵주는 ‘축성’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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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묵주 같은 성물을 구매하면 보통 신부님을 찾아갑니다. 그때 흔히 “축성해 주세요!”라고 부탁을 드리곤 하지요. 그러면 신부님께서도 흔쾌히 응해주십니다. 그런데 묵주는 ‘축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아시나요?

우리말에서만 생각해 보면 ‘축’복을 ‘성’물에 하니 축성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축복과 축성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교회 안에서 축성(consecratio)과 축복(benedictio)은 구분해서 사용되는 말입니다.

‘좋게(bene) 말하다(dicere)’는 뜻을 지닌 축복은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고자 사람이나 사람들이 머무는 건물, 전례나 신심생활을 돕는 다양한 물건 등에 행하는 모든 예식을 통틀어 말합니다. 

축성은 라틴어로 ‘사체르(sacer, 거룩한·하느님께 속한)’에서 온 말입니다. 하느님께 속하도록 한다는, 다시 말해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지요. 축성은 사람이나 물건이 하느님께 바치기에 합당하게 되고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은총과 도움을 청하는 일입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어떤 축복들은 지속적인 효력을 가진다”면서 “그 축복들은 사람들을 하느님께 봉헌(축성)하고, 물건과 장소를 전례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서 여러 가지 축복 중에서 축성에 관해 설명합니다.(1672항) 축성은 축복 중에서도 특별한 축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축성은 ‘봉헌’이나 ‘성별(聖別)’이라는 말로도 표현하곤 합니다. 세속의 것과 구별해서 오직 하느님을 위해서 봉헌되고 쓰일 때 축성을 하게 됩니다. 반면 묵주나 십자가상, 성모상과 같은 성물들은 우리가 일상 안에서 지니고 사용하는 물건입니다. 그러니 축성에는 해당하지 않고, 축복을 받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향한 전례를 위해 사용하는 성당, 특히 제대가 축성됩니다. 사람의 경우 성직자가 되는 서품을 통해, 또 수도자가 되는 수도 서원을 통해 축성됩니다. 그래서 수도생활을 봉헌생활이나 축성생활이라고도 부릅니다.

무엇보다 미사 중 빵과 포도주에 감사기도를 할 때 축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다른 축성의 경우 하느님께 봉헌하고 성별하는데 그치지만, 성체성사의 축성은 빵과 포도주가 하느님이신 예수님의 몸과 피 그 자체가 되는 신비로운 축성입니다.

참, 중요한 축성을 빠뜨렸습니다. 바로 이 글을 읽고 계신 신자 여러분입니다. 교회는 “세례 받은 사람들은 새로 남과 성령의 도유를 통해 신령한 집과 거룩한 사제직으로 축성됐다”(「교회헌장」 10항)고 가르칩니다. 이 축성된 사람 중에 특별한 축성을 받은 분들이 성직자·수도자가 되는 것이죠.(「가톨릭 교회 교리서」 1535항 참조)

우리는 축복 받은 성물을 소중하게 여기고, 하느님을 찾을 때 바라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성물보다 훨씬 더 특별한 축복, 축성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내가 그리고 나와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 축성된 사람, 하느님께 속한 거룩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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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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