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국적의 장 마태오(가명·72) 씨는 평생 한국에서 살았지만, 외국인 세대라는 이유로 한국 복지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려면 당장이라도 ‘귀화(歸化)’해 한국 국적을 얻어야 하지만, 장 씨의 소득이 귀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작은 원룸에서 홀로 생활하는 장 씨는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에도 선풍기마저 켜지 못하고 힘없이 누워 지낸다.
“전기료가 걱정돼 선풍기도 마음 편히 틀 수 없어요.”
24년 전에 골반 수술을 받은 이후로 장 씨는 허리 통증으로 바닥에 제대로 앉지 못하고, 10분 이상 걷는 것도 힘들다. 당뇨로 인한 손 저림 증상 또한 심해서 일은커녕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극심한 가난으로 장 씨는 하루 한 끼 먹는 것조차 힘들다. 인근 종교단체가 간간이 보내주는 도시락 한 끼를 여러 끼로 나눠 겨우 연명하고 있었다.
“저도 한때 가정이 있었고, 직업도 있었습니다. 그때 귀화했더라면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장 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오랫동안 경제적 어려움 속에 살아왔다. 성인이 되고 결혼 생활을 하며 작은 사업체도 운영했지만, 그때는 귀화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했고 관련 정보도 충분히 알지 못했다.
이후 배우자와 헤어지고 경제적 어려움이 심해진 뒤에는 더 이상 귀화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물론 한국의 국적법은 귀화를 원하는 장기 체류 외국인을 위해 생계 유지능력 요건을 완화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장 씨는 동거 가족이 없으며, 중증질환자나 장애인도 아니어서 예외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그에게 수입이라고는 오래전에 헤어진 자녀가 타지에서 매달 보내주는 용돈 30만 원이 전부다. 자녀 역시 녹록지 않은 형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매달 용돈을 보내오고 있다. 그러나 주거비와 의료비를 쓰고 나면 실질적인 생활비는 거의 남지 않고, 이마저도 끊어지게 된다면 장 씨의 삶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어릴 적 신부님과 함께 미사 드리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해요.”
장 씨는 유년 시절 선교 사제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회상에 잠겼다. 예수님을 부르며 아무 걱정 없이 지내던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지옥 길을 걷는 듯한 고통의 연속이라고 장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대교구 사회복지국장 김기진(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장 마태오 씨에게 귀화는 단순한 국적 변경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이어가기 위한 유일한 희망과도 같은 선택”이라며 “어르신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후원을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