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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묵상] 연중 제2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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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태 16,15)는 예수님의 질문에 시몬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라고 고백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라고 하시지요. 그러고 나서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마태 16,19)라며 교회의 수위권을 넘겨줍니다.

마태오가 전하는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정체성과 그 계시에 대한 신앙고백, 그리고 교회의 기원과 사명을 짧은 단락이지만 한꺼번에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신학적 텍스트입니다. 성경 본문은 첫째, 신앙인인 우리가 무엇을 믿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둘째, 그 믿음을 어떻게 보존하고 이어갈 것인가에 관한 문제를 다루지요.

눈여겨보아야 할 건 베드로의 신앙고백이 단순히 한 개인의 고백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묻고 베드로가 답했듯이, 남들이 예수님을 누구라고 하든 간에 나에게 그분이 누구인지 먼저 깨닫고 증언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분에 대한 신앙은 사적인 믿음이나 개별적 인식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곧 교회의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고백을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μου τὴν ἐκκλησίαν)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마태 16,18)이라며 교회의 공적 신앙고백으로 확장하는 것도 바로 그러한 이유입니다. 다시 말해 신앙은 교회를 통해, 교회와 함께, 교회 안에서 고백 될 때 보편적 진리의 위상을 가진다는 뜻이지요.

아시다시피, 위 18절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교회’에 해당하는 ‘에클레시아(ἐκκλησία)’는 하느님께 부름 받은 이들이 모인 집회 또는 회중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들에 대하여 ‘내’ 교회라고 하셨다는 것은, 교회의 기원이 예수님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런데 또 당신의 그 교회를 베드로라고 하는 반석 위에 세우시고, 그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까지 맡기셨으니,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모든 이는 그 반석을 중심으로 사도적 일치를 이루어야 하는 사명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사도적 일치’를 세속적이고 제도적인 차원에서 권한과 권력에 대한 복종 또는 상하 수직적인 관계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하늘 나라의 열쇠를 베드로에게 맡겼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베드로는 스승님을 세 번이나 배반했던 죄인이었으며,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죄를 용서받고 주님의 깊은 사랑을 체험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베드로를 중심으로 사도적 일치를 이룬다는 건, 베드로의 회심 체험에 깊이 공감하면서, 우리도 베드로 사도처럼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가진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이라는 사실을 고백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나약한 베드로에게 교회를 맡기셨듯이, 나약한 우리의 신앙고백을 통해서도 교회의 믿음을 이어가게 하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베드로 사도의 회심에 일치함으로써 주님의 깊은 사랑을 더욱 확신하게 되고, 공적으로 신앙을 고백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사도적 일치란 으뜸 사도의 권한이나 권력에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죄를 용서하시는 절대자에 대한 사랑과 자비에 일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베드로라고 하는, 죄 많은 반석 위에 세워진 교회를 통해, 특별히 그 교회의 성사 안에서, 죄를 용서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공적으로 고백하고 세상에 나아가 그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기를 결심하게 됩니다. 곧 ‘성사’를 통해서 하늘 나라의 열쇠가 사도적 일치를 이루는 우리에게도 주어지는 셈이지요. 성사를 거행하는 교회는 하늘 나라의 열쇠를 더 많은 이에게 나누어줄 사명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분에게 예수님은 누구입니까? 또 공적으로 교회는 예수님을 누구라고 합니까? 그 보편적 신앙고백은 어디에서 이루어집니까? 네, 교회와 성사입니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열쇠는 오늘도 구원의 성사를 통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구원의 성사에 자주 참여함으로써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으십시오. 그리고 가서, 그 열쇠를 세상에 전하십시오.

글 _ 김정일 안드레아 신부(의정부교구·서울대교구 대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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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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