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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사 한 페이지](17) 가정사목위원회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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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는 제1차 교구 시노두스 이후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를 주요 사목 과제로 삼았다. 아울러 청소년 신앙이 뿌리내리는 가장 기초적인 자리가 가정이라는 인식 아래, 교구는 가정의 성화를 청소년사목과 소공동체 활성화를 함께 이끌 핵심 과제로 바라봤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전 교구적으로 펼친 ‘성가정운동’으로 구체화됐고, 이후 가정사목을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가정사목위원회 설치로 이어졌다.

신앙의 유산을 자녀에게

대리구제가 전면 실시된 뒤 교구는 2007년 사목 목표로 ‘대리구제 활성화’와 ‘가정의 성화’를 제시했다. 표어는 ‘함께 하자 대리구제! 신앙의 유산을 자녀에게’였다. 가정 해체와 가족 간 관계 약화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던 상황에서, 교회의 기초 공동체인 가정을 복음화하지 않고서는 청소년의 신앙도, 본당 공동체의 활성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는 가정을 평신도가 중심이 되는 가장 기초적인 신앙공동체로 바라봤다. 가정이 성화될 때 본당의 구역·반 공동체가 살아나고, 나아가 대리구와 교구 공동체도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교구는 2007년 2월부터 2009년까지 3개년에 걸쳐 전 교구 차원의 성가정운동을 전개했다. 운동은 가족이 함께 기도하고, 미사에 참여하고, 대화와 친교를 나누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가정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1단계인 2007년에는 ‘가족과 함께 기도하고, 대화하며, 사랑을 나누는 성가정을 만들어 갑시다’를 표어로 정했다. 매주 한 번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가정기도의 날’, 매월 한 번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여하고 식사와 대화를 나누는 ‘가족 사랑의 날’, 가족이 함께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랑 나눔의 날’ 등을 제안했다. 가정기도에서 시작해 가족미사와 친교로 이어지고, 그 결실이 이웃 사랑으로 확장되도록 한 것이다.

2008년 2단계에서는 ‘실천하는 가정은 행복합니다’를 주제로 가족 시간의 생활화를 강조했다. 매일 가정기도를 하고, 매주 가족 사랑을 실천하며, 매월 가족미사와 사랑나눔에 참여하도록 권고했다. 희망·헌신·용서·생명·사랑 등의 주제를 일상의 구체적인 행동과 연결해 성가정운동이 행사에 머물지 않도록 했다.

2009년 3단계는 ‘성가정을 이끄는 힘은 기도입니다’를 주제로 가정기도와 사랑 실천, 청소년의 기도 생활에 더욱 무게를 뒀다. 축복 인사 나누기, 집안일 함께하기, 한 끼 금식하기, 서로 발 씻어주기, 함께 산책하기, 감사 편지 쓰기 등 월별 실천 사항도 제시했다. 가족 고해성사 프로그램을 보급해 대화와 화해를 이끌어내려는 시도도 이어졌다.

운동을 넘어 ‘가정사목’으로

3년에 걸친 성가정운동은 가정성화를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가족이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과제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교구 복음화국은 관련 기도문과 안내 자료를 제작, 배포하고 대리구와 본당의 실천 현황을 점검했다. 각 대리구는 모범 성가정을 선정해 축복장을 수여하는 등 참여를 독려했다.

신자들은 교구, 대리구, 본당 차원에서 전개된 성가정 운동이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으로 신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가정과 사회에서 화합과 나눔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한계도 드러났다. 2009년 교구 복음화국이 간행한 ‘2009년 수원교구 중심 사목에 대한 봉사자 의식 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과 가정사목에 대한 무관심 등이 과제로 확인됐다. 신자들은 가족 단위 신앙증진 프로그램과 봉사 기회, 소공동체를 통한 가족 지원 등 보다 지속적인 사목적 뒷받침을 요청했다.

교구는 성가정운동 종료 이후에도 가정성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가정사목연구소를 중심으로 부모·부부·노인 등 가정 안의 다양한 관계와 생애주기를 고려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성요셉 아버지학교와 성마리아 어머니학교, 부모 역할 훈련, 부부 프로그램 등을 통해 부모와 자녀, 부부 관계의 회복을 도왔고, 성경잔치에는 가족 성경암송대회를 마련해 가족이 함께 말씀을 익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가정사목을 개별 프로그램이나 단발성 행사에 맡기지 않고 교구 차원에서 장기적인 목표와 정책을 세울 전담 기구의 필요성이 커졌다. 교구는 2011년 3월 가정사목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들을 임명했으며, 5월 20일 교구청에서 발족식을 열었다. 위원장 송영오(베네딕토) 신부를 비롯한 15명의 위원이 위촉됐다.

가정사목위원회는 교구 가정사목의 전문화와 정책 실현을 위한 연구, 사목 프로그램 기획과 실행, 본당 가정사목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전문 봉사자 양성, 가정사목분과위원 교육 등을 맡았다. 특히 복음화국·청소년국 등과 협력해 가정과 청소년, 본당 공동체의 사목이 분리되지 않고 현장에서 통합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성가정운동에서 시작된 교구의 노력은 가정사목위원회 설치를 통해 ‘운동’에서 ‘사목 체계’로 한 단계 나아갔다. 가족이 함께 기도하고 말씀을 읽으며 미사에 참여하고 이웃을 섬기는 일상, 그리고 그 일상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교회의 체계를 함께 세우려 한 것이다. 가정을 신앙 전수의 첫 자리이자 교회 공동체의 출발점으로 바라본 교구의 가정사목은 이후 부모·부부·노인 사목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가정성화를 위한 장기적인 여정을 이어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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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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