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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종교 시대, 청년들이 산티아고 순례길 찾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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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서 멀어지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여전히 청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적 소속감은 약해져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와 내면의 충만함을 찾으려는 갈망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산티아고의 모습은 ‘순례’가 탈종교 시대 청년들과 교회가 만나는 하나의 접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지닌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0대 종교인 비율은 2015년 32에서 2025년 24로 10년 사이 8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한국교회 20대 신자도 77만1251명에서 53만9482명으로 30.1 감소했다.

청년 탈종교화 흐름과 달리, 산티아고 순례자는 증가세를 보인다. 순례길을 찾은 한국인은 2015년 4073명에서 2019년 822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팬데믹 이후에도 연간 7500~82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물론이고, 비그리스도교 국가 중에서도 가장 많다. 전체 순례자의 절반가량이 45세 이하라는 점에서도 이 길이 젊은 세대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순례지임을 엿볼 수 있다.

주목할 점은 한국 순례자들의 동기가 비단 종교가 아니더라도 내면과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한국 순례자 368명을 조사한 고진현·구원일의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도보여행자의 관광동기와 여행행태 연구」(「관광경영연구」, 2019)는 ‘자기성찰’을 가장 높은 순례 동기 요인으로 분석했다. 또 한국 순례자들이 종교적 동기 없이 출발했음에도 순례 과정에서 영적인 경험을 했다는 보고가 담긴 연구결과도 있다.

올해 산티아고 순례길 713km를 완주한 김영훈(36) 씨도 “언젠간 꼭 걸어보고 싶었고, 건강 관리를 위해 걷기로 했다”며 “종교는 없지만 순례자들과 성당에 들어가 느꼈던 영적 충만함은 황홀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청년·순례 사목 담당 홍사영(바오로) 신부는 “‘믿으라’ 하지 않아도 길을 즐기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으로 초대되는 것이 순례길”이라며 “종교가 없는 청년들도 길에서 수많은 그리스도교적 표지와 선, 자비의 실천을 만나며 간접적으로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산티아고와 WYD가 만난다. WYD 역시 이미 신앙을 가진 청년들만 모이는 행사가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의 청년들이 만나 함께 걸으며 삶과 신앙을 돌아보는 ‘순례’이기 때문이다. 특히 비그리스도교 문화권에서 열리는 서울 WYD는 종교와 거리를 둔 청년들에게도 만남과 동행, 성찰의 경험을 통해 복음을 접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WYD 홍보단이 8월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아 세계 각국 순례자들을 서울 WYD로 초대한 것도 두 순례를 잇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홍보단장 윤상현(비오) 신부는 “WYD에 오는 청년들은 참가자가 아니라 ‘순례자’라고 표현한다”며 “(홍보단 활동도) 산티아고 순례와 우리의 순례가 서로 떨어진 여정이 아니라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신부도 “순례자들은 산티아고에 도착하면 이제 비로소 진짜 순례가 시작된다고 말한다”면서 “서울 WYD도 청년들에게 진짜 순례, 삶의 순례로 이어지는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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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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