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의 시복 예비심사가 중요한 고비를 맞는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오는 8월 26~27일 서울·용인·대구의 김 추기경 관련 장소를 찾아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 교구 재판 제12·13회기로 진행되는 이번 조사는 시복 이전에 부당한 ‘공적 경배’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절차다. 이후 재판 문서 번역과 법정 종료 회기를 거쳐 교구 단계의 기록은 교황청 시성부로 보내진다.
서울대교구는 2023년 3월 시복 추진을 선언했고, 같은 해 주교회의는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2024년 6월 교황청 시성부의 ‘장애 없음’ 승인을 받아 김 추기경은 공식적으로 ‘하느님의 종’이 됐다. 역사전문가위원회의 연구와 저술 검증, 두 차례 심포지엄을 거쳐 2025년 9월 예비심사 법정이 개정됐고, 이후 증인 심문과 문서 증거 수집이 이어졌다. 교황청 시성부의 성덕 심사가 긍정적으로 끝나면, 김 추기경은 ‘가경자’로 선포된다. 이후 기적 심사를 통과하면 ‘복자’가 된다.
시복은 단순히 교회와 사회에서 존경을 받은 한 인물을 더 높이 기리는 행사가 아니다. 그의 생애와 덕행, 성덕의 명성을 교회가 식별하고, 오늘의 신앙인이 따를 모범으로 제시하는 일이다. 김 추기경은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사목표어처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했고, 인간 존엄과 민주주의를 지키며 교회의 쇄신을 촉구했다. 김 추기경의 시복 여정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를 추억하는 데 머물지 않고 김 추기경이 보여 준 복음적 사랑과 용기, 겸손을 우리 삶에서 이어가는 일이어야 한다. 김 추기경의 시복을 위한 가장 좋은 준비는 결국 우리가 더 참다운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