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를 비롯한 전 세계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매년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부터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인 10월 4일까지를 ‘창조시기’로 지내고 있습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매년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원 미사’를 봉헌하고 ‘가톨릭 환경상’을 시상합니다. 올해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한 탄소 중립’에 이바지한 세 곳의 성당을 수상자로 선정했고, 우리 교구 1대리구 죽산본당이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해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죽산본당은 농촌 지역의 특성을 살려 탄소 중립을 실천해 왔습니다.
먼저 본당에 기후시계를 설치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을 구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에너지 전문가들의 조사와 평가를 토대로 본당 건물과 신자 1300명의 가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해 주차장과 사제관 지붕에 60k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습니다.
또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신자 각자의 가정에서도 탄소 중립을 실천하도록 독려했습니다. 그 결과 신자들의 가정과 시설에 모두 814k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이 설치됐고, 월 4만5746kgCO₂의 탄소 감축 효과를 거뒀습니다. 이는 본당 공동체 전체의 월 탄소 감축 목표인 13만5387kgCO₂의 33.79에 해당합니다.
자원순환마켓도 운영했습니다. 탄소기록지를 활용해 올바른 분리배출과 자원 순환 운동을 펼쳐 9072kgCO₂를 감축했고, 전기와 자동차 사용 줄이기 운동을 통해서도 9239kgCO₂의 감축 효과를 얻었습니다.
올해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수상한 대전교구 만년동본당과 의정부교구 창현본당 역시 태양광 발전을 통한 에너지 자립을 탄소 중립 활동의 중요한 토대로 삼았습니다. LED 조명 교체, 이중창과 무동력 공기 순환 팬 설치, 감지 센서 도입과 적정 실내 온도 유지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실천도 이어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탄소 배출뿐 아니라 에너지 비용을 줄이는 효과로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두 본당은 본당 안의 실천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와 연대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역의 플랫폼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물질중심주의에 빠진 세상이 맞닥뜨린 위기 가운데 하나가 기후위기입니다. 하느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는 생태적 회개를 이룰 때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길도 열릴 것입니다. 본당에서 시작하는 작은 실천은 생명을 살리고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우리 교구와 세상의 모든 본당에서 생명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삶의 실천이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글 _ 양기석 스테파노 신부(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