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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사형제 전면 폐지’…중동 아랍 국가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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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함께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자리해 온 레바논이 중동 아랍 국가 최초로 사형제를 전면 폐지했다.

레바논 의회는 8월 11일 사형제를 폐지하고, 이를 가중 강제노동을 수반하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법안에는 전체 128명 의원 중 이슬람 시아파 무장 정파이자 정당인 헤즈볼라 소속 의원들을 제외한 과반이 찬성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거쳐 발효될 시, 레바논은 114번째 사형제 전면 폐지 국가가 된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지난 30여 년간 이어온 레바논 시민사회의 노력이 있다. 레바논에서는 1997년부터 고(故) 왈리드 슬라이비 박사 등의 주도로 사형제 폐지 운동이 전개됐다. 그 결과 2004년 1월을 마지막으로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적이 없으며, 사형이 선고돼도 이들 판결은 집행 유예되거나 감형됐다. 이에 따라 국제 인권단체들은 레바논을 한국 등 40여 개국과 함께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해 왔다.

법안 제정을 위해 시민사회와 의회가 함께 힘을 모았다. 2025년 10월 7일 제출된 법안은 레바논 시민권리협회(LACR) 등이 만들었고, 타 정당 소속 의원 7명이 공동 발의했다. 법안 명칭은 왈리드 슬라이비 박사를 기리기 위해 ‘왈리드 슬라이비법’으로 명명됐다. 법안이 선포되면 기존 사형수들도 종신형으로 형벌이 대체된다.

레바논의 결정은 인근 국가들의 사형집행 흐름에 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제엠네스티에 따르면 2025년 이란에서 2159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56건, 예멘에서 51건 이상의 사형이 집행됐다. 이란의 경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스라엘에서는 3월 군사법정에서 치명적인 공격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팔레스타인인에게 사형을 기본형으로 적용하는 법이 통과됐다.

국제앰네스티 헤바 모라예프 중동·북아프리카 국장은 이번 결정을 두고 “레바논 인권 역사에 있어 중대한 이정표이자 승리”라며 “정의는 돌이킬 수 없는 형벌이 아닌 인권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레바논과 같은 해외 사례를 통해 사형제 폐지와 대체 형벌을 논하는 세미나를 9월 17일 오전 10시30분 국회 의원회관 8간담회의실에서 개최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등과 공동주최하는 세미나에는 사형제도폐지소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김대근 박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최새얀 변호사 등이 참석한다.

김 주교는 “교회는 피해자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사형제가 잘못을 뉘우치고 삶을 변화시킬 기회를 영원히 박탈하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본다”며 “인간의 존엄성을 인지하고 있는 모든 이가 사형제도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호재 기자 ho@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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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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