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2일 열린 수원가톨릭청소년교향악단(이하 교향악단) 제15회 정기연주회에는 세 남매가 단원으로 함께해 눈길을 끌었다. 첼로를 켜는 허지안(소피아·11·수원교구 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 양과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허이담(베드로·10) 군, 플루트를 부는 허이서(바오로·10) 군이다.
“음악에는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이담 군)
세 남매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악기를 배웠다. 세 남매에게 음악은 시켜서 하는 숙제가 아니라 좋아서 찾는 일상에 가깝다. 여가 시간이면 자연스럽게 악기를 들고, 한번 연습에 빠지면 오랫동안 집중할 만큼 음악을 좋아한다. 그렇게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에 2년 전 지안 양이, 그리고 누나를 따라 올해 이담·이서 군이 교향악단에 입단했다.
교향악단의 음악봉사는 정기연주회나 교구 행사 반주만이 아니다. 여러 병원·복지시설을 찾아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연습과 연주회, 여러 연주봉사까지. 어린이에게 힘들 법도 하지만 세 남매는 “기쁘다”고 말한다. 오히려 학교나 성당을 통해서도 음악봉사에 열심이다.
특히 노인복지시설에서의 연주에서는 음악이 누군가에게 건네는 기쁨도 직접 경험했다. 이서 군은 “한 할아버지는 평소 잘 웃지 않으시던 분이었는데, 연주가 끝나고 방으로 다시 모셔다드릴 때까지 계속 웃으셨다”며 “그분이 행복하셨던 것 같아서 저도 뿌듯했다”고 말했다. 지안 양도 “가만히 계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연주가 끝나면 웃으면서 박수를 쳐주신다”며 “그 모습을 보면 연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왜 예수님한테 달라고만 기도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도 무언가 해드려야 하지 않을까요.”(지안 양)
세 남매에게 음악으로 나누는 기쁨은 자연스럽게 신앙과도 이어졌다. 성가를 연주할 때면 가사를 되새기며 예수님을 생각한다. 특히 자신들을 위해 희생하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봉사의 의미도 새롭게 배운다.
이담 군은 “봉사를 하면서 성가를 많이 연주한다”면서 “연주하면서 성가 가사를 통해 우리 대신 죄를 짊어지신 예수님에 대해서 배웠다”고 말했다. 이서 군도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는데, 그 희생이 헛되지 않게 우리도 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수님처럼 대신 죽는 건 할 수 없지만, 음악으로 봉사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세 남매는 앞으로도 교향악단을 통해 봉사해 나갈 계획이다. 이들에게 음악은 나누면 배가 되는 행복이다.
“교향악단은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곳인 것 같아요. 저희 음악을 들으신 분들도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