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은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이다. 교회는 이날부터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인 10월 4일까지를 ‘창조시기’로 지낸다. 여기에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자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전쟁으로 지구촌 곳곳이 신음하고 있다.
기후위기와 전쟁은 서로 동떨어진 문제가 아니다.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자연과 인간을 지배와 착취의 대상으로 여기는 왜곡된 시선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올해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맞아 레오 14세 교황과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가 한목소리로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아빠스는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는 에제키엘서 말씀을 되새기며 녹조로 신음하는 강과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갯벌, 핵발전과 고준위 핵폐기물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이사야서 말씀을 통해 탐욕과 지배욕을 버리고, 인간관계와 창조 세계를 대하는 마음부터 새롭게 할 것을 당부했다.
생태적 회심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와 자원을 절제하며, 생명을 살리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피조물에게 생명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생태 사도’로 부름받았다. 우리 각자가 마음속의 칼을 보습으로 바꾸고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일에 나설 때, 메마른 세상에 다시 생명의 물이 흐르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