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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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배상은?…10월부터 ''구제→배상''

10월 8일부터 국가·기업 공동책임 배상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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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이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제도가 오는 10월 국가와 기업의 공동책임에 따른 배상체계로 전환된다. 정부는 배상체계 전환을 앞두고 피해자와 유족을 만나 준비 상황을 설명하고 의견을 들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유족 간담회를 열고 배상체계 전환 계획과 향후 일정을 안내했다. 간담회에는 피해자와 유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최근 별세한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대표 고 서영철씨를 추모하며 "빠른 피해구제를 바라는 피해자와 유족이 많은 만큼 우선 배상체계를 마련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아동이 성장해 청년이 된 뒤 겪는 학업 중단과 취업 지연 등 장기적인 손실이 현행 배상체계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월 8일부터 국가·기업 공동책임 배상체계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1994년부터 판매된 제품이 폐손상 등을 일으킨 사건이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에서 제품 사용과 폐손상의 연관성이 처음 확인됐다. 정부는 현재까지 피해 신청자 8094명 가운데 6037명의 피해를 인정했다. 2013년 정부가 의료비 선지원 방침을 발표했지만 이는 국가 책임에 따른 배상이 아니라 기업 책임을 전제로 한 지원이었다. 2017년 특별법에 따른 피해구제제도가 도입됐고, 2024년 6월 대법원이 국가배상책임을 처음 확정하면서 국가와 기업의 공동책임에 따른 배상체계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오는 10월 8일 개정 특별법이 시행되면 기후부 소속 피해구제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구제체계는 국무총리 소속 배상심의위원회 중심의 배상체계로 바뀐다. 배상심의위원회는 가습기살균제 노출 여부와 건강피해, 노동능력 상실률, 향후 치료비 등을 심의해 배상 여부와 금액을 결정한다.

기존 피해 인정자는 손해배상을 신청한 것으로 간주된다. 배상액 산정에 필요한 서류만 추가로 제출하면 된다. 기존에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거나 처음 신청하는 사람은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피해자는 계속치료비를 포함한 손해배상금 전액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계속치료비를 제외한 배상금을 먼저 받고 치료비를 별도로 청구하는 방식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위자료와 손해 산정 기준일 등 세부 배상기준은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과 배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배상기준부터"…배상액·미인정 피해 놓고 공방
간담회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은 배상체계 전환보다 구체적인 피해 인정 기준과 배상액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출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피해자로 인정되지 않거나 실제 피해보다 낮은 등급을 받았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피해자들은 위자료 최저액과 간병비·휴업손해 인정 범위, 손해 산정 기준일, 건강이 악화됐을 때 추가 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절차 등을 시행령에 명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시행령과 배상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 피해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의 신청과 권리구제를 도울 전문 조력기구와 인력·예산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기후부는 모든 배상기준을 시행령에 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기본적인 사항은 시행령에 규정하고 세부 기준은 연구용역과 배상심의위원회 논의를 거쳐 마련할 예정"이라며 "배상 항목별로 합리적인 산정 기준일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아 피해를 배상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기후부는 현행 법체계상 태아를 독립된 배상 주체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태아를 잃은 산모에게 특별위자료를 지급하거나 기본 위자료에 추가 금액을 반영하는 방안을 연구용역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당시 제품을 허가한 정부와 원료·제품을 만들고 판매한 기업 모두 씻을 수 없는 책임이 있다"며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피해자들에게 설명하고 다시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이어 "법이나 시행령에 담아야 하는데 빠진 내용이 있다면 보완하고, 피해를 인정받지 못했거나 피해 정도에 맞지 않는 판정을 받은 사람도 다시 심의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였던 피해자들 청년 됐는데…학업·취업 손실 사각지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참석자들이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의 발언을 들으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아동이 성장해 청년이 되면서 새롭게 나타난 피해를 배상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김현수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연대 사무처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젊은 피해자들은 몸이 아파 대학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자퇴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취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몸이 아파 공부하거나 일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현실을 배상기준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피해 청년에게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고 건강 상태를 고려해 병역을 판정하는 한편,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청년도전지원사업 등 기존 취업지원제도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 같은 지원만으로는 질환 때문에 포기한 학업과 취업 기회, 장기간 발생한 소득 손실을 보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학교에 다니는 피해 학생의 출결 문제도 제기됐다. 2007년생과 2009년생 자녀가 피해자로 인정됐다는 채경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단체(8·31사회적가치연대) 대표는 "아이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는데도 출석인정결석이 아니라 질병결석으로 처리된다"며 "병결이 누적되면 수시모집에서 불리하게 작용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민석 경기교육감이 3개 시에 특정해 출석 인정해준다는 조례를 냈는데 그럼 이사를 가야하는 것"이라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려면 기후부가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은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인정증명서와 의사 진단서 등을 제출한 학생의 결석을 질병결석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종합지원대책에서 병원 진료뿐 아니라 가정 요양이나 정신건강 프로그램 참여도 질병결석으로 인정하도록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출석인정결석으로 바꾸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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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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