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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상영작 <낮에 뜬 달> 김혜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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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와 달리 제가 실제로 지켜본 이들은 저마다 다른 취향과 습관, 걱정거리를 가진 ‘나’와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더라고요. 오히려 함께 시간을 보낼수록 이들이 세상의 편견과 냉대를 견디기에 참 여리다고 느꼈습니다.”

정신요양시설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삶과 우정, 꿈을 담은 다큐멘터리 <낮에 뜬 달>. 이 작품은 9월 10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제18회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김혜이(글래디스) 감독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고 인터랙티브, 설치, 3D 등 다양한 방식의 시각 작업을 실험해 왔다. <낮에 뜬 달>은 그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다.

김 감독은 작품 촬영을 위해 당시 성모 영보 수녀회가 운영하던 경기도 용인시 영보정신요양원을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약 6년간 취재했다. 2017년 경기도 용인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미디어 강사로 일하며 요양원에서 생활하던 정신장애 여성 은주 씨와 교감을 나눈 것이 계기가 됐다. ‘은주’는 <낮에 뜬 달>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김 감독은 “대규모 정신요양시설에서 수백 명의 여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조현병을 자극적인 사건 위주로만 다루고 소비하는 미디어 속에서 시설 안 여성들의 존재와 목소리는 완전히 지워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멋대로 그어버린 선 바깥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과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고 싶었다”고 전했다.

“낮에도 하늘에는 분명 달이 떠 있잖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밝은 햇살 아래서 낮에 뜬 달을 쉽게 놓치고 지나칩니다. 정신장애 여성들의 삶도 이와 닮았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보지 못할 뿐 언제나 그 자리에서 고요하게 자신만의 빛을 내며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죠”

<낮에 뜬 달>은 요양원의 정신장애 여성들이 시설 밖으로 나가 자립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김 감독은 “이들이 스스로 결심하고 부딪히고 흔들리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와 ‘자립’, 그리고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이 여성들이 시설 밖으로 나간다는 게 곧바로 온전한 자유나 행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마주했다”며 “우리가 말하는 자립과 자유는 도대체 무엇이고, 사회는 오랜 시간 격리됐던 이들의 자립을 환대하고 함께 살아갈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조현병이라는 병보다 상처와 욕망이 저마다 다른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려고 노력했다. 그는 “편견은 대개 거리를 둘 때 생겨나고,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며, 그 두려움은 쉽게 공포가 된다”며 “우리가 서로를 잘 알기 위해서는 결국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촬영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고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자리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라는 질문이 계속 제 안에서 맴돌더라고요. 세상이 그어놓은 경계와 벽을 허물고 소외된 이웃의 곁으로 가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창작자이자 신앙인인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낮에 뜬 달>은 9월 13일 롯데시네마 파주야당 4관과 9월 14일 메가박스 킨텍스 8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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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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