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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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 재가 최중증발달장애인 돌봄공백 대책 마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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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자폐성 장애가 있는 37세 아들을 홀로 돌보던 A씨가 최근 투병 끝에 사망했다. 아들은 자해와 공격행동 등 도전행동으로 인해 기존 주간보호센터 이용을 거부당해온 상태였으며,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임시 단기보호시설 입소를 앞두고 있다.

이런 현실 앞에서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정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사단법인 장애인거주시설이용자부모회(이하 부모회)의 시각이다. 전장연이 보건복지부 장관 자택까지 찾아가 시위를 벌이며 준비 없는 탈시설만을 요구하는 사이, 위기에 놓인 최중증 발달장애인 재가 가정들은 기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회와 재가 중증발달장애인 유가족들은 9월 2일 A씨의 사망 사실을 알리며, 재가 위기가정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했다.

부모회와 유가족들에 따르면 A씨는 당뇨 합병증으로 주 3회 투석을 받고 발가락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인공심장 수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A씨가 입원해 있던 동안 아들은 홀로 남겨져 실내에서 배변을 하는 등 혼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모회와 유가족들은 ▲부모의 입원이나 사망 등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시 개입할 수 있는 24시간 공공 돌봄 체계 구축 ▲도전행동으로 기존 시설에서 거부당하는 중증장애인을 수용할 수 있는 전담 거주·지원시설 확대 ▲주돌봄자의 질병·고령화 등 위험 신호를 사전에 파악하는 ‘돌봄 위기 경보제’ 도입과 사각지대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같은 날 부모회는 거주시설과 부모의 돌봄을 ‘낡은 적폐’로 규정하는 장애계 일각의 탈시설 담론을 반박하는 별도의 성명을 발표했다. 부모회는 성명에서 “24시간 밀착 돌봄과 의학적 지원, 도전행동 중재가 필요한 최중증·발달장애인에게 전문 거주시설은 격리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또 부모의 돌봄 결정을 기득권의 대리결정으로 여기는 일각에 대해서도 “가장 숭고한 책임의 이행”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 자립과 전문 거주시설 중 당사자 특성에 맞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투트랙(Two-Track)’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부모회는 8월 20일에도 같은 맥락의 입장을 낸 바 있다. 전장연이 보건복지부 장관 자택을 찾아가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데 대해, 공직자 개인의 자택까지 찾아가 압박하는 방식은 정당한 정책 제안이 아니라 위력 행사이자 사생활 침해라고 비판했다. 또한 준비 없는 탈시설 강요는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최중증 장애인에 대한 돌봄 유기이며, 특정 단체가 장애인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행세해 하나의 정책 프레임만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증 발달장애 당사자 가족들의 핵심 요구는 시설과 지역사회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최중증 장애인을 보호할 공공 돌봄체계의 공백을 메워달라는 데 있다. 김현아(딤프나) 부모회 대표는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최중증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거주시설은 생명줄과 같으며, 준비 없는 탈시설만을 강요하며 공직자 자택까지 압박하는 과격 시위는 진정한 장애인 권리 보장이 아니며, 정부는 특정 단체의 위력 행사에 타협하지 말고, 실질적 돌봄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하 2건의 성명서 전문.


장애인의 ‘선택권’과 ‘생존권’을 외면한 편향된 이념적 주장을 배격한다


— 최중증·발달장애인의 현실을 외면하는 탈시설 일변도의 논리는 또 다른 독선이다 —  최근 장애계 일각에서는 안토니오 그람쉬의 ‘헤게모니’ 이론을 끌어들여, 거주시설의 필요성을 느끼는 현실과 부모·전문가의 돌봄 및 의사결정을 “부수어야 할 낡은 적폐이자 낡은 상식”으로 규정하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사단법인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는 최중증·발달장애인의 현실과 가족들이 감당해 온 처절한 삶의 무게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탈시설’만을 유일한 정의(正義)로 강요하는 이러한 편향된 시각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강력한 반박의 입장을 밝힌다.
1. 24시간 전문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 장애인의 ‘생존권’을 이념으로 덮을 수 없다.

지체장애 중심의 자립생활 관점에서는 활동지원 인력과 물리적 장벽 해소만으로 지역사회 자립이 가능할지 몰라도, 24시간 밀착 케어와 의학적 지원, 도전적 행동 중재가 필수적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전문 거주시설은 단순한 ‘격리 공간’이 아니다. 시설은 당사자의 생존과 안전을 지켜주는 ‘선진적이고 전문화된 주거·돌봄 인프라’이다. 현장의 구체적 특성을 무시한 채 시설을 무조건적인 통제의 공간으로 매도하는 것은 중증 장애 당사자의 생존권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다.
2. 부모의 처절한 헌신을 ‘기득권의 대리결정’으로 매도하지 말라.

24시간 돌봄의 공백 속에서 자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바쳐 온 부모의 의사결정은 지배 권력이 아니다. 그것은 당사자의 삶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숭고한 책임의 이행’이다. 당사자가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준비 없는 ‘스스로의 결정’만을 강요하는 것은 자립이 아닌 ‘사회적 방임’이자 돌봄 책임을 고스란히 고령의 부모와 가족에게 전가하는 비인간적인 처사다.
3. 진정한 권리는 ‘자립의 강요’가 아니라 ‘다양한 주거 형태를 선택할 권리’다.

진정한 헤게모니의 전환이자 권리 운동은 특정 방식을 일방적 정답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 당사자의 유형과 장애 정도, 개별적 특성에 따라 지역사회 자립생활이든, 현대화된 전문 거주시설이든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환경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Two-Track Policy)하는 것이 참된 인권이자 선택권이다. 시설 폐쇄만을 목적으로 삼는 운동은 또 다른 형태의 억압이자 독선일 뿐이다.
4. 장애인 권리 운동은 최중증 장애인과 그 가족의 목소리를 포용해야 한다.

사회적 상식을 바꾼다며 거주시설의 필요성과 부모의 모성적 보호를 ‘낡은 통념’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장애계 내부의 다양성을 부정하는 오만한 발상이다. 진정한 시민적 권리 운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최중증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의 눈물 어린 현실과 요구를 정당한 권리의 담론으로 인정하고 포용해야 한다. 우리 부모회는 획일적인 이념적 탈시설 주장에 맞서, 최중증·발달장애 당사자의 생존권과 안전, 그리고 당사자와 가족이 존엄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지켜내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강력히 선언한다.
2026년 9월 2일


사단법인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최중증장애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과격 집회를 중단하고, 당사자 선택권이 보장되는 복지 정책을 추진하라 사단법인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는 최근 일부 장애인 단체가 보건복지부 장관 자택까지 찾아가 포체투지와 면담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한 행태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 24시간 밀착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나 일방적인 정책 요구 뒤에 숨겨진 현실적 비극을 매일 목도하고 있다. 우리는 장애인권리예산 확충과 권리 보장이라는 명분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사회적 법치와 상식을 벗어나고, 나아가 장애인 당사자의 생존권을 오히려 위협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이에 우리 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히며 정부와 관련 단체에 엄중히 촉구한다.
1. 사생활 침해와 위력 행사는 정당한 대화 수단이 될 수 없다

공직자 개인의 자택 앞까지 찾아가 압박을 가하는 방식은 정당한 정책 제안이나 대화의 요구가 아닌 위력 행사이자 명백한 사생활 침해다. 출근길 시민들의 이동권을 침해하는 지하철 시위에 이어 공직자 개인의 삶까지 위협하는 과격한 방식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는커녕 전체 장애인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악화시킬 뿐이다. 정당한 권리 주장은 법치주의와 성숙한 사회적 대화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2. 준비 없는 탈시설 강요는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돌봄 유기이자 생존권 위협이다

모든 장애인의 생활 환경과 필요로 하는 돌봄의 수준은 동일하지 않다. 전문적인 의료·돌봄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탈시설만을 유일한 정답으로 강요하는 것은, 24시간 케어가 필수적인 최중증 발달장애인과 뇌병변장애인을 사실상 방치하고 그 부담을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하는 행위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 CRPD)의 핵심 가치 또한 자기결정권과 선택의 자유에 있다. 거주시설은 폐기되어야 할 격리 공간이 아니라, 최중증장애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전문 주거·복지 인프라다. 당사자와 가족의 선택권을 무시한 일방적 탈시설 정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3. 특정 단체는 장애인 전체의 목소리를 독점하지 말라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유형과 정도의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이 존재한다. 거주시설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살아갈 권리를 요구하는 수많은 최중증장애인과 부모들의 목소리 역시 엄연한 장애인 당사자의 권리다. 특정 단체가 장애인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행세하며 자신들의 요구만을 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4.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흔들림 없는 기준과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하라

정부와 보건복지부는 과격한 집회나 불법적 압박에 타협하여 정책의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최중증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시설의 현대화 및 전문성 강화, 종사자 처우 개선, 그리고 지역사회 자립 지원이 균형을 이루는 투트랙(Two-Track) 복지 체계를 확고히 구축하라.

우리 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는 장애인 당사자의 안전과 생존권, 그리고 자유로운 선택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그날까지 정당하고 이성적인 목소리로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2026년 8월 20일


사단법인 장애인거주시설 이용자 부모회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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