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화 「강아지 당당이」(김일광 지음/최수정 그림/52쪽/1만5000원/학교앞거북이)는 외톨이 강아지가 처음 세상과 마주하면서 겁먹고 허둥대지만, 결국에는 당당해지고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느님 안에서 모든 피조물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고 싶어 쓰게 된 책”이라고 밝힌 김일광 작가(요한 사도·대구대교구 포항 죽도본당)는 “먹을 것만 찾아다니던 떠돌이 개가 성모님을 만나고부터는 음식에 집착하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길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과 위로가 어디에 있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15년까지 40여 년 동안 경북 포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김 작가는 아동문학가로 문학계에 족적을 남긴 이오덕(1925~2003) 선생의 추천으로 1987년 동화 작가로 등단했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길로 생각하며 지금까지 40여 권의 동화와 청소년소설을 출판한 김 작가는, 201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감명받은 이후로 「바위에 새긴 이름 삼봉이」(2017), 「상괭이 우리 반쪽이」(2024) 등 생태 감수성을 담은 동화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
김 작가의 동화는 어린이들에게만 읽히지 않는다. “어느 날 서울에 사는 어르신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제가 쓴 「순둥이」(2007)라는 책을 읽었는데, 마치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많은 위안을 얻었다고 하더군요. 정말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길로 쓴 동화가 결국 모든 사람과 소통하는 통로가 된 것 같았습니다.”

「강아지 당당이」는 기획부터 집필, 그림, 디자인, 출판까지 전 과정이 지역 창작자들의 손으로 완성됐다는 점에서 수도권 중심의 한국 출판 구조에 색다른 울림을 주고 있다. 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성모상을 죽도성당 성모상을 바탕으로 그리는 등 포항의 골목과 거리 풍경이 책의 배경이 됐다.
특히 삽화를 맡은 최수정 화백은 김 작가와 1982년 영흥초등학교에서 선생님과 제자로 만났다. 당시 학급문고 삽화를 맡았던 제자에게서 가능성을 보고 미술대회 출전을 추천했고, 그 일을 계기로 화가의 길을 걷게 된 최 화백이 40여 년 만에 김 작가와 재회한 것이다.
“강아지가 불안하고 초조한 상황에서 성당에 들어갔을 때는 성모님에게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후광’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강아지가 성모님의 조용한 음성을 듣고 가까이 다가가 그분께 위로와 위안을 얻을 때 후광이 보여요. 우리도 성모님께 다가가고 그분을 받아들였을 때 비로소 위로와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