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재 사망 노동자 고(故) 정순규(미카엘) 씨의 7주기를 추모하는 연극 〈오늘도 낙엽처럼〉이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광진구 능동로19길 설렘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정 씨는 2019년 10월 31일 경동건설이 시공하던 부산 문현동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현장에는 추락을 막을 안전망과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는 등 최소 8건의 안전 수칙 위반이 확인됐지만, 관련자들은 재판에서 집행유예에 그치는 처분을 받았다.
〈오늘도 낙엽처럼〉은 한 노동자의 죽음이 개인과 한 가족만의 비극으로 끝나도 되는지를 우리 사회에 묻는 작품이다. 왜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 왜 비슷한 죽음이 반복되는지,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기억하고 바꿔야 하는지를 관객과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라는 극 중 대사는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함축해 보여준다.
작·연출은 정 씨의 아들 정석채(비오) 씨의 오랜 친구로 드라마 〈재벌X형사 2〉에 출연 중인 배우 백인주(베르나르도) 씨가 맡았다. 백 씨는 정 씨 가족이 겪어 온 아픔을 가까이서 지켜봐 온 동행자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었다.
정석채 씨는 “2025년 9월 국회에서 발의된 고(故) 정순규 방지법(「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한 사람의 이름을 딴 법안이 또 하나의 이름으로만 남지 않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한 뒤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회사가 산업재해 발생 시 가짜 서류를 만들어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미루는 행위를 막기 위한 법안이다. 안전관리 및 산업재해 관련 서류를 위조하거나 거짓으로 작성했을 경우 처벌하도록 해, 허위 서류가 산재 사고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수단으로 악용되지 못하게 막는 것이 핵심이다. 고인의 사건에서도 고인이 직접 서명한 것처럼 임의로 작성된 ‘관리감독자 지정서’가 재판 증거로 제출됐었다.
공연 수익금은 산재 유가족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