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설립 50주년을 맞아 반세기 발자취를 담은 디지털 기록 보관소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아카이브’(archivecenter.net/caritasseoul)를 9월 17일 공식 개설했다.
복지회는 초창기 헌신자들의 정신을 알리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 1월 구축에 나섰다. 2006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30년」 발간 이후 축적된 역사를 새롭게 정리할 필요성도 제기돼, 설립 50주년 주요 기념사업 가운데 하나로 추진됐다.
아카이브는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도 키워드만 알면 관련 자료를 쉽게 검색·열람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기록물은 ▲출처(복지회·산하시설·본당·타 교구) ▲주제(사업·사람) ▲시기(태동기·도약기·성장기·발전기) ▲형태(사진·문서·도서·시청각·박물) 등 네 기준으로 분류했다. 소속이나 사업·인물명, 연대, 기록 형태 등을 통해 원하는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 생소하거나 긴 고유명사는 ‘용어사전’에서 취지와 역할을 확인할 수 있으며 관련 기록물도 함께 연결된다.
아카이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함께하는 이야기’ 섹션이다. 복지회 50년의 주요 사업과 사건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내 관련 기록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콘텐츠는 ▲이웃과 함께 ▲본당과 함께 ▲미래를 향하여 ▲연대하고 소통하며 등 복지회의 네 가지 비전에 따라 구성됐다. 설립자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과 전 대표이사 고(故) 유경촌(티모테오) 주교의 뜻과 활동을 조명하는 ‘50주년 명예의 전당’도 마련했다.

구축 과정에서는 복지회의 초기 정신과 활동을 보여주는 자료들도 새롭게 발굴됐다. 대표적인 것이 1981년 서울대교구 월보 제59호 「새벽」에 실린 김 추기경의 글이다. 당시 복지회는 장애자복지부를 신설하고 제1회 장애인 주일 행사를 여는 등 장애인 복지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었다. 김 추기경 역시 글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연대를 촉구하고, 장애 조기 발견과 치료, 교육시설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이 글에서 “인간 사회에 연대성과 그에 반대되는 자기중심적 생활 사이의 갈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며 “부자와 빈자 … 동양인과 서양인, 병자와 건강한 이 등 모두가 서로 다르지만 인간적 연대성, 궁극적으로 사랑의 연대성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바로 세계의 인간화, 구원에로의 길”이라고 밝혔다.
아카이브는 산하 시설·인준단체 실무자에게는 카리타스 정체성을 되새기는 자료로, 사회복지 연구자에게는 교회의 사회복지 실천과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연구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일반 신자들도 복지회의 활동 속에 이어져 온 나눔과 사랑의 실천을 확인할 수 있다. 아카이브는 개설 이후에도 자료 수집은 계속된다. 복지회는 개인이나 기관이 소장한 관련 기록을 형태와 관계없이 기증받고 있다.
아카이브 담당자 최승아(실비아) 계장은 “소명을 행하는 시설과 종사자들이 그 바탕이 되는 카리타스 정체성을 공고히 다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초기 복지회의 기록들이 주는 에너지와 역동성은 복지회의 일원이라는 자긍심도 함께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회는 ‘사회 속의 가톨릭교회’로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1976년 김수환 추기경이 설립했다. 서울 시내 80여 개 사회복지단체를 운영하며 장애인·노인·여성·아동·노숙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돕고 있고, 교구 239여 개 본당과 연대해 노숙인 야간순회 활동을 비롯한 사각지대 취약계층 지원사업, 장학사업 등 지역사회 복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