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시노드 이행 단계가 단순한 서류 작업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회 쇄신의 기회가 돼야 합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시노달리타스 위원회 주최로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태국 방콕대교구에서 열린 ‘아시아 국가 시노드 팀 모임’에 참석하고 돌아온 대구대교구 박용욱 신부(미카엘·사목연구소 소장)는 다른 아시아교회의 경험을 접하며 한국교회의 시노드 이행을 이어갈 새로운 동력을 얻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교회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 단계’를 보내고 있다. 내년에는 교구와 국가별 평가에 이어 아시아 전체의 평가가 진행된다.
박 신부는 “이번 모임은 각 국가 시노드 팀들이 그동안의 결실을 공유하고, 어떤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서로 협력할 것인지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행 단계에서는 2022년 각 교구 보고서를 모아 국가별 보고서를 작성했던 것과 달리, 각 교구 시노드 팀이 자체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파견한 한국교회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6명 가운데 한 명인 박 신부는 그동안 이 과정이 교구에 실무적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해 왔다.
하지만 이번 모임에서 다른 아시아교회들의 경험을 접하며 시노드 이행 단계가 단순한 서류 작업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 쇄신의 시간이 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그는 “이번 아시아 모임의 결과를 각 교구 시노드 팀과 나누고, 한국교회 시노드 팀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한국교회가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유리한 조건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아시아 국가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 인종이 공존하기 때문에 그 차이를 넘어 한마음으로 나아가는 것 자체가 큰 과제라는 것이다.
그는 1만30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가 ‘무샤와라(숙의)’와 ‘고통 로용(상호 협력)’이라는 지역 전통을 시노달리타스와 결합해 시노드교회의 길을 가고 있는 사례를 들며, “적어도 우리나라는 언어나 민족의 차이 같은 어려움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번 모임에서 많은 아시아 주교가 강조한 것은 ‘인내’였다. 박 신부는 시노달리타스의 길은 어렵고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이를 ‘삶’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신부는 “본당이나 교구에서 대화의 기회를 만드는 외적인 일도 중요하지만, 먼저 영성 차원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신앙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먼저 ‘친교’를 위해 노력하고 공동체의 일에 ‘참여’하려는 열정과 신앙인으로서의 ‘사명감’을 갖춰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번 이행 단계가 하나의 이벤트로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노달리타스는 교회 안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삶의 여러 자리에서도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신부는 “함께 사는 삶을 위해 노력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 한다”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바를 묻고 그 뜻을 따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